[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최근 시장에 월이자 지급식 채권이 줄줄이 발행되고 있다. 채권 시장이 흥행하면서 투자자 수요에 맞춰 채권의 만기와 수익률이 다양해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은행이 500억원어치 규모의 ‘월이자 지급식’ 채권을 발행했다. KB증권 등이 판매한다. 발행 금리 4.12%에 2년 만기 상품이다.
월이자 지급식 채권은 발행 시 이자 지급이 1개월 단위로 정해진 채권이다. 채권 이자 지급액이 고정돼 있어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들은 안정성이 예금만큼 높다.
통상적으로 회사채는 3개월 단위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3개월 이표채)으로 발행한다. 월 단위로 발행하면 듀레이션(투자 자금을 평균적으로 회수하는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발행 기업들이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나 AAA급 초우량채가 발행되는 건 이례적이다.
신한은행 측은 “최근 채권 금리 상승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가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발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이 침체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자산인 예금이나 채권 시장으로 역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3일까지 개인투자자의 회사채 순매수액은 5조4335억원이다. 지난해(2조3189억원)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채권시장으로 쏠리면서 우량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렸다. 특히 카드·캐피털 등 여신 전문 금융회사들은 월이자 지급 방식 채권 발행에 나섰다. 우량채에 투자하면 연 4%대 금리로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국내 증권사 최초로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을 판매했다. 만기 1~3년의 월 이자 지급식 AA등급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선순위채는 세전 수익률이 연 3.7~4.4%으로 1400억원어치가 완판됐다.
키움증권도 지난 1일부터 세전 연 4.48% 금리의 메리츠캐피탈 채권 판매를 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부터 롯데캐피탈(AA-), 엠캐피탈(A-), 오케이캐피탈(A-) 등 800억원 규모의 월 지급식 채권을 판매했다.
KB증권이 판매하는 2년 만기 AA+ 등급의 월이자 지급식 신한카드 채권은 금리가 연 4% 초반이고, 1년 만기 메리츠캐피탈, 3년 만기 롯데캐피탈 등의 월이자 지급식 채권은 금리가 연 4% 후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