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부상자는 24명, 경상은 79명···대부분이 1020대 젊은 층
사상자 중 여성 98명으로 많아, 버티는 힘 약해 피해 컸던 상황
[매일일보 이소현 기자]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사망자 154명을 포함해 수백명의 시민이 다치거나 피해를 입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8년 만에 대규모 참사이자 압사사고로는 최악의 인명 피해다.
30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이번 이태원 압사사고로 154명이 숨지고 133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들은 강남성심병원 등 38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중증 부상자 대부분이 심폐소생술(CPR) 이후 병원에 이송돼 이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지적된다.
사상자의 대다수는 10~20대의 젊은 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 여성은 98명으로 남성(56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는데, 체구가 작고 버티는 힘이 약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사망자 국적은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등으로 확인됐으며, 미국과 일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망자들의 지문채취를 끝냈으며, 신원 확인이 완료되는 대로 유족에게 통보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 154명중 15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날 오후 2시까지 실종신고 접수 건수는 3580건으로 집계됐다. 전화를 통해서 3493건이 접수됐고, 한남동 주민센터를 통한 방문 신고 87건이 이뤄졌다.
서울 한복판에서 금세기 처음으로 발생한 대규모 압사사고에 정부는 비상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0분경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를 열고 "정말 참담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 입은 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면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비통해할 유가족에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은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당국은 사망자를 위한 장례 지원과 더불어 가용 응급의료체계를 총가동에 대해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의료 지원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또 관계 공무원을 1대 1로 매칭시켜 필요한 조치와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이어 자체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시는 오는 11월 2일까지 하루에 2번씩 부상자 상태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귀국길에 올라 오후 4시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이후 이태원 현장으로 이동해 사고 수습과 현장 지위에 나설 예정이다.
시는 주최 예정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시 지원 행사 가운데 축제성 행사는 축소하기로 했다. 본청과 투자출연기관에 애도기간 조기를 계양할 예정이다.
지자체와 민간의 행사들도 취소 또는 축소되는 중이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을 비롯해 수도권 유명 유원지와 지자체의 핼러윈 행사도 속속 중단되고 있다.
이태원광광특구협의회는 자체적으로 오는 31일까지 이태원로 주변 100여 개 업소에 대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30일부터 오는 11월 5일 밤 24시까지 일주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오는 31일 아침부터 서울광장과 용산구 이태원 광장에 합동분향소가 마련될 방침이다.
이날 오후부터 사고 현장 인근에는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온라인에서도 '이태원을 위해 기도한다'는 뜻의 pray for itaewon 해시태드(#)를 담은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확산되는 중이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도 이태원 참사에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서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도"고 밝혔고, 영국과 독일·프랑스의 정상들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애도와 위로의 메시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