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검찰 재수사 과정 언론에 공개
[매일일보]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문건과 경찰 감찰자료를 USB에 보관한 김기현(44) 경정에 대한 정직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 경정의 USB에 저장된 문건들은 검찰이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재수사하던 지난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김 경정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김 경정은 2005∼2008년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에 근무하면서 각종 감찰자료를 USB에 저장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파견돼서도 계속 사용했다.USB에는 고위 간부들의 동향 등 경찰 감찰자료뿐만 아니라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관련 문건도 저장됐다. 검찰은 2010년 민간인 사찰 의혹을 처음 수사할 당시 이 USB를 압수했다.USB에 담긴 문건들은 지난해 검찰의 재수사 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됐다. 2600건 가운데 80%가량은 김 경정이 경찰청에 근무할 때 작성된 문건이었다.경찰은 USB를 무단 반출해 사용하다가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김 경정을 해임했다. 김 경정은 소청심사에서 정직 3개월로 감경받았지만 이마저도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다.재판부는 결과적으로 경찰조직 전체의 위신이 실추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점을 들어 징계가 적절했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감찰자료를 무단 반출해 보관한 행위의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내부자료를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관례가 있었더라도 비위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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