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세금 쓰는 해외순방에 중요한 국익 걸려있어"
언론단체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 사유재산 아냐"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대통령실이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강력 반발했다. 단체들은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며 탑승 배제 조치 철회와 함께 취재 제한 조치에 책임있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파면을 촉구했다.
10일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계 5개 단체는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에 대해 "헌법이 규정한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며 "대통령실의 이번 조치는 대통령의 해외순방 욕설 비속어 파문, 이태원에서 벌어진 비극적 참사에 대한 무책임한 대응 등 자신들의 무능과 실정이 만든 국정난맥상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일부 극우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저열한 정치적 공격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며, 취재비용은 각 언론사가 자비로 부담한다"며 "대통령이라는 공적 인물의 공적 책무 이행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감시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마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 개인 윤석열의 사유재산 이용에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착각하는 대통령실의 시대착오적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언론자유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 수준을 드러낸 윤석열 정부의 폭거는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며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까지 박탈했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사판"이라며 "당시 미국 언론계는 진보-보수를 가릴 것 없이 트럼프의 언론탄압에 강력한 공동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사안은 진영을 뛰어넘어 언론자유 보장이라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이고, 반역사적인 취재 제한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취재제한 조치에 책임있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즉각 파면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납득할 만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를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 대통령실 출입 MBC 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MBC 출입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 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되어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알려드린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취재진들에게 "외교, 안보 이슈에 관해 취재편의를 제공하는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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