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옆, 평당 1300만 원 육박…“市 고분양가 주도” 비난 빗발
조치원 노른자 ‘엘리프 세종’ 평당 1,060만원…고분양가 후폭풍 일 듯
[매일일보 이현승 기자]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역 앞 교리 일대에 짓는 ‘조치원 한신더휴’가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세종지역 시민들의 예상을 뒤집고 평당 1300만 원대에 육박하는 분양가가 공개되면서 시민들은 세종시의 주택안정 행정에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10여 년 동안 공사가 중단됐던 조치원교동 아파트가 공사재개 후 2년 만인 지난 9일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받고 본격 분양에 들어갔다.
교동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세종시가 한신공영(주)과 교동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 고희순)이 함께 추진한 사업이다.
따라서 ‘조치원 한신더휴’는 오는 19일 특별공급 청약 접수를 시작으로 20일 1순위, 21일 2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당첨자는 12월 28일 청약홈을 통해 발표된다.
‘한신더휴’는 29층 2개동 타워형 주상복합 아파트로 총 256세대 규모다. 그중 190세대가 일반분양된다. 입주는 오는 2024년 10월 예정이다.
당초 해당 아파트는 세종시가 공공으로 추진하는 사업이어서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도움 될 수 있는 ‘착한가격’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분양가는 3.3㎡ 1,300만 원에 육박한 1,229만 원으로 조치원 구시가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예상치 보다 월등히 비싼 분양가에 세종시민들은 “세종시가 집 없는 서민들이 주거안정보다 사업체의 잇속을 챙겨준 행정”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올해 초 분양한 세종시 조치원읍 ‘계룡 엘리프’와 비교하면 ‘한신더휴’의 분양가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고분양가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계룡 엘리프’ 역시 지하 2층 지상 29층으로 총 660세대 규모다. 분양가는 한신더휴보다 무려 평당 240만원 낮은 1,060만 원에 분양했다.
아파트 위치 및 입지환경 역시 비교대상이 아니다.
세종시와 시행사 측은 조치원역 인근 철로 변(화물기지)에 인접한 한신더휴는 세종전통시장과 고속터미널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으로 홍보하고 있다. 주변에 대형 상권과 병원 등이 밀집해 있다. 홈플러스,메가박스 등 생활 인프라와 KTX오송역과 BRT 등 편리한 교통,도보로 등교하는 초중고 등 나무랄 데 없다는 것이다. 특히 수원지 공원 등 인근에 공원 다수가 있다며 입지환경이 최고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십 년 내려온 전형적인 구시가지 역세권으로 최악의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차역의 소음과 진동 등은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특히 화물기지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은 비산·먼지 등과 함께 인체에 극심한 피해를 예상한다는 것이다.
반면 엘리프 세종은 구시가지의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세종교육원과 세종시보건환경연구원, 교육부서 등 공공기관이 들어선 부지다. 인근에 오봉산 맨발 등산로 등 최적의 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이 같은 입지조건을 갖췄음에도 분양가는 ‘한신더휴’ 보다 평당 240만 원정도 싼 가격이다.
이 때문에 ‘한신더휴’는 고분양가와 허위·과대 홍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고분양가와 관련해 사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산정과 분양 홍보 등 전반적인 과정을 세종시가 주관한 거여서 시 담당에게 질의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이춘희 시장 당시 분양가는 1,000만 원대로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리 자재비가 좀 올랐어도 터무니없는 고분양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는 고분양가와 관련해 “분양가 심사대상이 아니다. 조합 측이 분양가를 산정한 것이어서 시로서는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교동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은 당초 세종시와 공동사업 시행 약정을 체결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도시교통공사를 사업대행자로 지정하는 등 공공사업으로 시작했으나, 돌연 한신공영을 시행사로 선정하면서 민간개발로 진행되는 등 숱한 의혹으로 논란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