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주며 그룹섹스 요구…딸 같다며 할 건 다 한다”
최 양 “모 잡지 기자 취재 핑계로 공짜로 유흥 즐겨”
“일부 손님, 키스 안 해준다며 폭행,폭언 신고도 못해”
지난 14일 밤 9시, 하루 영업을 시작하는 신림동의 한 룸살롱에서 어렵게 아가씨한 명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3평 남짓한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는 평범한 외모를 가진 20대 초반의 여성이었는데 보도방 등을 거쳐 룸살롱에서 윤락생활을 시작한지는 3년이 넘었다. 또 다른 윤락녀인 최 모(23,휴학생)양은 매일 밤 8시에 출근을 한다. 근처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다는 그녀가 하루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60만원에서 100만원 선. “처음엔 2차 나갈 생각 없었는데 가게(룸살롱) 사장님이 원룸 계약할 때 500만원 선금으로 빌려주셨어요. 빨리 갚으려면 2차 나가야 해요.” 긴 한숨을 내뱉으며 오늘도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기다린다는 그녀는 화장을 하면서 담배를 꺼낸다. 9시를 넘기면서 아가씨들이 대기실로 모이기 시작했다. 출근한 것처럼 보이는 여성도 있고, 이제 막 테이블에서 나온 듯 보이는 여성도 있었다. 최양은 그들을 ‘언니’라고 불렀다. 기자는 최양의 친구로 가장해 룸살롱에 잠입했다. “친구 따라 왔다”는 말에 룸살롱 윤락녀들은 별 의심 없이 기자를 스스럼없이 대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윤락녀들의 고충과 애환을 들을 수 있었다. “진상 짓(?) 떠는 애들 때문에 짜증난다”, “딸 같다면서 할 건 다한다” 는 등 룸살롱을 찾는 남성들의 천태만상이 쏟아져 나왔다. 전라도 전주에서 노래방에서 일하다가 룸살롱으로 온지 7개월 됐다고 소개한 이혼녀 김 모양(30). “변태 같은 남자들이 대부분이에요. 변태성욕자인지 아니면 여기서 일하는 아가씨들을 그냥 물건처럼 생각하서 그런지 테이블(룸) 들어갈 때 스타킹도 못 신고 들어간다니까요. 한번은 속옷을 입고 들어갔었는데 옷을 벗지 말고 속옷만 벗으라는 거예요. 그런 남자들 중에 대부분이 멀쩡한 사람들이고 오히려 양복입고 점잖아 보이는 사람이 더 심해요.” “그래도 서울은 전주보다는 진상(?)이 없는 것 같아요. 전주 있을 때 노래방 지정으로 있었는데 손님이 아가씨 옷 다 벗기고 테이블에 올려놓고 술 먹은 적도 있어요. 말하려면 끝도 없어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허 모양은 폭행이 가장 두렵다고 털어놨다. “여기서 일하는 언니들 대부분 키스는 안해주거든요? 솔직히 키스는 너무 하기 싫어요. 가끔 키스해달라는 손님 있는데 그때마다 난감해 죽겠어요. 한번은 은근히 피했는데 갑자기 달려들어 얼굴을 때리는 거예요. 룸에서 그렇게 맞고 나니 비참하기도 하고, ‘소문나면 단골 떨어진다’고 사장님이 신고도 못하게 해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데 돈 빨리 벌어야 해서 이 악물고 하고 있어요.” “한번은 2차를 나갔는데 대부분 근처 모텔로 나가는데 그날은 원룸으로 나갔어요. 지명손님(자신을 찾는 단골손님)이라서 어쩔 수 없이 나갔는데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문을 잠그고 핸드폰 뺏어버리고 그럴 때가 제일 무서워요. 한번은 섹스를 하는데 ‘강간하는 것처럼’하고 싶다면서 억지로 뒤로 해서 그날 걷지도 못하고, 울면서 나온 적도 있어요.”“여기 손님 중에 60넘은 할아버지 있거든요? 근데 그 할아버지 2주 정도에 한번씩은 꼭 와서 아가씨들 찾는데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었는데 할아버지 인테리어(?) 장난이에요. 원래 2차 나가면 30분 정도 하고 들어오는데 1시간이 넘어도 안 끝나서 오빠들한테 전화했어요. 일부러 그러는 남자들 있거든요. 그 다음날 인가 너무 아파서 계속 산부인과 다니고 그랬어요.” 김 모양(26)은 “여기서 일하다보니 결혼은 하기 싫다”고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남자들보면 젊은애들이나 나이 많은 아저씨나 다 똑같은 것 같아요. 룸에서 다 자기 와이프자랑 하면서도 만질 건 다 만지고, 첨에 자기 딸 같다고 하는 아저씨들 보면 더 진상 이예요. 테이블 비 7만원 아까워서 그러는지 아빠뻘 되는 아저씨들 끝날 때 쯤 전부 2차 나가자고 그래요.”“2차나가면 21만원 받는데 아저씨가 100만원 준다고 자기 친구랑 같이 나가자고 해서 그런 적 있었는데요. 할 건 다하고 나중에 둘이 동시에 섹스 하고 싶다고 해서 그냥 나와 버렸는데 가게로 찾아와서 돈 물어달라고 난리쳐서 돈 못 받은 적도 있어요.”“더 황당했었던 적은 자신을 ‘기자’라고 말한 뒤 가게 사장님하고 명함주고 받고 했나 봐요. 그리고 나서 취재차 나왔다고 아가씨들 테이블 비 안받고 2명이나 들어갔는데 이런저런 얘기하다 결국 똑같더라고요. 그녀가 받았다는 명함에는 모 잡지 XXX기자 라고 적혀있었다.”“결국 2차비도 아까웠는지 화장실 안에 같이 테이블 들어갔던 언니랑 들어가더니 나오지도 않고,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언니도 모른데요. 배웠다는 사람이 진상들 더 많아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룸살롱 대기실에는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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