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이란 외무부가 주이란 한국대사를 초치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18일(현지시간) 외무부 성명을 인용해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과 한국 대사와의 면담 내용을 보도했다.
레자 나자피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이날 윤강현 한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걸프 지역 국가 대다수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중동)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설명과 입장 정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며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나자피 차관은 한국이 이란 자금을 동결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분쟁 해결을 위해 유효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면서 한국은 현재 70억 달러가량의 이란 자금이 원화로 동결돼 있다. 이는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또 윤 대통령이 최근 '핵무기 제조'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어긋난다며 이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윤 대사는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과 UAE 또는 한국과의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