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한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놓고 여야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국민의힘은 "국익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정부를 옹호한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굴욕 외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은 피해자들을 짓밟은 2차 가해라는 이유를 들어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정부의 '제3자 변제'를 중심으로 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과 관련해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그로 인해 악화되는 악순환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해법 방안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정부가) 고심이 깊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정치적 부담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도 "엄중한 세계정세의 변화, 한·미·일 안보 협력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 미래 세대의 양국 간 교류에 대한 기대와 열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해법 모색이 아니었을까"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은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방안이 피해자와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굴욕 외교'라며 역사 앞에 치욕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정부의 ''제3자 변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안 발표'에 앞서 열린 국회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결국 역사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며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의 치욕이자 오점이 아닐 수 없다"고 규탄했다. 삼전도 굴욕은 조선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굴욕적인 항복 선언을 한 것을 의미한다.  그는 일본 전범 기업들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마련한 재원으로 배상하고, 일본의 사과도 기존 담화를 반복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는 "피해자들을 짓밟는 '2차 가해'이자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폭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 국민은 이 굴욕적인 배상안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일본의 전쟁 범죄에 면죄부를 주려는 모든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에 개최된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 대해 '외교 참사'로 규정하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그는 "누가 국가의 자존심 다 내팽개치고 돈 몇 푼 받아오라 시키기라도 했나"라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제3자 변제방식'은 '강제징용은 불법성이 없고,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개인에게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는 꼴"고 꼬집었다. 또 정부가 대일 관계 개선에만 혈안이 돼 정작 대법원 판결과 배치된 해법을 내놓은 것을 지적하면서 "누구도 이해 못 할 또 하나의 외교 참사다. 대법원 판결까지 정면으로 위배하며 서두르는 윤석열 정부의 해법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미일 주도의 대중국 신냉전 전략에 끌려다니며, 일본의 재무장화를 용인하는데 급급해 펼쳐지는 꼼수 외교 그 자체"라며 해법안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