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해명에도 'SVB發 위기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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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해명에도 'SVB發 위기감' 확산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3.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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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대출 70% 증가, 연체율 2배 껑충
예금금리 인하로 수신잔액도 뒷걸음질 시작
저축은행중앙회 "유동성비율 안정적 관리"
SVB 사태 이후 저축은행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VB 사태 이후 저축은행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에 대한 유동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늘렸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연체가 급증할 거란 우려까지 겹치면서 건전성 악화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연체 잔액은 약 3000억원, 연체율은 2.40%로 집계됐다. 2021년 말 대비 연체금액은 1000억원, 연체율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금융사 중 증권사 연체 잔액 3638억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등 규모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미국 SVB 사태를 비춰볼 때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관리가 중요할 거로 보인다. 미국 스타트업의 주거래은행인 SVB는 거액의 기업예금 위주로 커진 보유 자산을 미국 국채와 기관채에 투자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작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채권 평가손실까지 발생해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SVB에서 예금을 대거 인출하며 ‘뱅크런’이 발생했다. 예금금리 하락으로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빠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SVB 사태처럼 대규모 예금인출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미 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내 79개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매달 증가하다 전월대비 1조1190억원 감소 전환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과도한 수신 경쟁에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자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5.53%에서 5.37%로 소폭 내렸다. 올해부터는 저축은행 예금금리 하락세가 더 커지며 시중은행을 밑도는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에 금리 민감도가 높은 저축은행 특성상 5000만원 이상의 거액 예금 규모를 중심으로 수신 잔액 감소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는 SVB 사태에 따른 유동성 충격 우려에 선을 긋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유동성 비율은 177.1%다”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감독규정에 따라 저축은행은 3개월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과 부채를 기준으로 유동성 비율을 100% 이상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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