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해 13조원대 순매수...'역대최대'
개인·기관 '팔자'에도 코스피지수 매달 상승
개인·기관 '팔자'에도 코스피지수 매달 상승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들이 올해엔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 규모는 13조원대로 역대 최고치다. 특히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에 돈을 쏟아부었다. 개인과 기관이 순매도를 이어가는 것과는 대조적 흐르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3일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총 13조3461억원이다. 199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최근에도 외국인은 16~23일 6거래일간 2조원 넘게 사들이며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말 1263.00원에서 21일 1328.50원으로 60원 이상 오른 것(원화 가치 하락)을 고려하면 의아한 현상이다. 통상 외국인은 환율 상승기에 주식을 처분한다. 주가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보다 환율이 더 오르면 자국 화폐로 평가한 금액이 원금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에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이유는 ‘펀더멘털의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은 2021년 8월 고점 이후 내림세에서 올 3월 말에서 4월 초를 기점으로 각각 8.8%·9.4% 반등했다. 선진국 대비 12개월 선행 EPS 상대강도 역시 3월 말 저점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 2년 동안 약해진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분기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2분기 이후 내년 분기별 영업이익·순이익 컨센서스와 수출 변화를 감안할 때 당분간 12개월 선행 순이익과 EPS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투자자와 기관은 순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조2041억원, 3조6140억원을 팔아치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대규모 사자 행렬에 코스피는 매달 상승 중이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2236.40에서 출발해 이달 23일까지 2567.55까지 올라 14.81% 상승했다. 월별로 1월 +8.74%, 2월 +0.29%, 3월 +3.00%, 4월 +1.72%, 5월 +2.97% 씩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며 “최근 국내 증시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외국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할 것이고 천수답 장세인 한국 증시에 외국인 순매수라는 단비가 내리는 만큼 이 흐름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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