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동생’ 당선, 유권자 매수 가능성…정정불안 우려
[매일일보] 우여곡절 끝에 16일(현지시각) 몰디브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30년간 ‘독재정치’를 펴온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인 압둘라 가윰 후보가 승리가 점쳐져 온 무함마드 나시드 전 대통령에게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로써 인구 35만명의 이슬람 국가인 몰디브에선 나시드 지지자 측 반발 등으로 당분간 정정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야민 후보 승리…‘과거 회귀’ 의미그의 승리에는 지난 9일 치른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해 낙마한 가심 이브라힘 후보의 힘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몰디브 최대 갑부인 이브라힘은 결선투표 이틀 전인 14일 당 지도부 회의를 거쳐 야민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했다. 이번 결선투표 과정에서 일부 유권자가 매수됐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물론 여타 군소정당들도 야민에 힘을 보태 고립상태에 직면한 몰디브 최대 정당인 몰디브민주당(MDP)의 나시드 후보에 맞섰다. 이브라힘은 지난 9월 대선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당시 대선에서도 나시드와 야민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지난 9일 대선 재투표 1차 투표에선 나시드가 47%, 야민과 이브라힘은 각각 30%, 24%를 획득했다. 지난 9월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브라힘 후보의 부정의혹 제기로 무산됐다. 지난달 치러질 예정이었던 대선 재투표도 경찰 제지로 실시되지 못하고 지난 9일로 미뤄졌다.이러한 과정에서 가윰 전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으로 나시드 후보나 국제사회는 의심한다. 야민 후보의 승리는 이 같은 사정 탓에 몰디브가 과거로 회귀하게 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그의 승리는 한마디로 재벌과 과거 독재자가 힘을 합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나시드 후보 측이 부정선거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몰디브 정정불안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