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무순위 청약 1985가구 모집에 115만명 신청
규제완화·건설사 분양 연기 영향… “우려할 수준은 아냐”
규제완화·건설사 분양 연기 영향… “우려할 수준은 아냐”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최근 분양 시장에서 일고 있는 무순위 청약 돌풍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긍정적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단지에만 청약 소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가중될 수 있고,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6월27일 기준)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전국 아파트 1985가구에 114만9533명이 몰려 579.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 경쟁률 15.5대 1과 비교하면 37배 넘게 오른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 경쟁률 45.9대 1과 비교해도 10배 이상 상승했다. 정부는 청약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부동산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청약문턱을 대폭 낮췄다. 국토교통부가 4월 1일 시행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에 따라 청약 당첨 시 기존 소유 주택을 2년 이내에 처분해야 했던 1주택자는 처분 의무가 사라졌다. 다주택자들은 서울 규제지역에서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분양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쏠리는 것은 우려할만한 점이다. 지역과 보유 주택 수에 관계없이 성인이라면 누구나 무순위 청약이 가능해지면서 지방 수요가 수도권으로 유입돼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무순위 청약 규제를 대폭 완화해 청약 문턱이 낮아지긴 했지만 분양가에 의해 주택 수요가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미분양 해소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과 지방간 청약 시장 양극화 현상 심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 완화로 청약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졌지만 공급물량은 여전히 늘지 않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부담과 미분양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금리인하 등 외부변수가 있을 시 집값 폭등 상황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에서 건설업체가 실제로 공급한 아파트는 계획 대비 26%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