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삼계탕, 집밥이 외식比 각각 28%‧42% 저렴해
식품사‧대형마트, 가성비HMR로 외식수요 대체 공략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이제 '한 끼' 계산에 몰두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지난해 동월보다 2.7%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세(0.0%)를 보였다.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21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지만, 소비자들의 체감은 여전히 더디다. 서민 일상과 맞닿아 있는 식료품과 에너지비용은 안정되지 않은 탓이다. 전기·가스·수도는 작년 동월 대비로 25.9% 올랐다. 전기요금 인상 등과 맞물려 20%대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다. 서비스도 외식 가격(6.3%)을 중심으로 3.3% 상승했다.
11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를 통해 4인 가족 기준 외식, 집밥 1회 비용을 비교한 결과, 삼겹살‧삼계탕 등 동일 메뉴를 가정에서 직접 해먹을 때 더욱 저렴했다.
삼겹살의 경우, 식당에서 사먹을 때, 1인당 평균 1만9150원이 든다. 4인 기준 7만6600원이다. 집에서 해결하면 총 5만4572원으로 책정된다. 외식 대비 28.8% 저렴하다. 품목은 △삼겹살 600g 2만1060원(100g 3510원) △적상추 200g 4574원 △풋고추 200g 4080원 △배추포기김치 2kg 1만1900원 △햇반 6개입 8095원 △쌈장 1통(500g) 3717원 △생수2L 1146원으로 산정했다.
초복을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삼계탕은 외식과 집밥의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참가격에서 확인한 서울 지역 삼계탕 외식 1인 비용은 1만6423원이다. 4명이 외식할 시 총 6만5692원에 달한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봐 가정에서 먹을 땐 3만7752원이 든다. 외식보다 42.5% 저렴해 거의 반값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영계 500g(6948원)을 4개 구매 시 닭값은 2만7792원이다. 대추와 약재 등이 패키지로 구성된 국물 우리기용 ‘삼계탕 재료(4980원)’를 두 팩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부가 재료비는 9960원이다.
간편식으로 해결하면 더욱 저렴해진다. 삼계탕HMR은 7000~8000원대로, 전문점과 비교했을 때 반값 이상 저렴하다. 고물가 속 보다 저렴하게 복날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식품‧유통업체들은 가성비 보양식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쿠팡은 복날을 맞아 '삼복더위 이겨내기 여름보양식 특가전’ 행사를 오는 24일까지 진행한다. 오는 20일 중복을 겨냥해 백숙, 전복내장죽 간편식을 300원 특가로 한정 수량 판매한다.
홈플러스의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삼계탕 간편식 매출은 전년보다 약 14% 증가했다.
풀무원식품의 삼계탕을 포함한 추어탕, 갈비탕 등 ‘반듯한식’ 보양식 제품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했다. 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5월 들어서 삼계탕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00% 성장세를 보였다. 풀무원은 반듯한식 보양식 라인의 더욱 큰 흥행을 예상해 여름시즌 공급량을 약 300%까지 확대하고, 삼계탕을 위주로 7~8월 삼복 프로모션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초복 당일인 이날(11일) 현장에선 삼계탕 재료와 생닭 매대에 긴 줄이 늘어섰으며, 초복 준비 기간이었던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준비한 수량이 조기 매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식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집밥으로 외식 수요를 해결하려는 점에 착안해 유명 맛집과 협업한 간편식, 대형 인프라망을 활용한 초저가 프로모션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