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 기각에···與 "당연한 결과", 野 "면죄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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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탄핵 기각에···與 "당연한 결과", 野 "면죄부 아냐"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07.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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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9인 만장일치 결정
與 "애당초 탄핵 사유 말 안돼"
野 "이태원 참사 특별법 추진"
10.29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으로 탄핵 소추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5월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으로 탄핵 소추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5월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헌법재판소가 25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국회가 이 장관에게 10.29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의 책임을 물어 탄핵 소추한 지 168일만의 결정이다.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과라며 더불어민주당이 무리한 탄핵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탄핵 추진을 주도한 야3당은 일제히 유감을 표하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이 장관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과 법률의 관점에서 피청구인이 재난대응기구의 설치·운영 및 재난관리 총괄·조정 등에 관한 재난안전법과 공무원의 성실의무 등을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하였다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재판관 9인 만장일치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번 탄핵심판에서 양측이 다툰 쟁점은 △재난 예방 의무 이행 여부 △사후 재난 대응 조치 적절성 △공무원의 성실·품위유지 의무 이행 여부 등 크게 3가지였다. 헌재는 사전 예방조치에 대해선 "재난관리주관기관이 특정되지 않은 재난 발생 시 사후적으로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을 고려하면 피청구인이 이 사건 참사 발생 전에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지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재난안전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후 재난대응에 대해선 "재난안전법은 재난 현장에서의 긴급구조활동에 있어서는 각급 긴급구조통제단장의 현장지휘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피청구인(이 장관)이 현장에서 보다 적극적·구체적인 현장지휘·감독에 나아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재난안전법 제4조 제1항, 제6조에 따른 총괄 조정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참사 관련 이 장관의 책임면피성 발언에 대해선 "충분한 주의를 다하여 발언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전체적으로 국민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는 것으로서 부적절하다"면서도 "발언으로 인해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에 관한 국민의 신뢰가 현저히 실추되었다거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재난 및 안전관리 행정의 기능이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의 기각 결정으로 이 장관은 직무 정지 168일만에 장관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 장관은 이날 입장문에서 "저희 탄핵소추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10.29 참사와 관련한 더 이상의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다시는 이러한 아픔을 겪지 않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헌재 결정을 환영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선고 직후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탄핵의 이유가 없다'라는 당연한 결정을 받아내는데 이리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없었고, 성실 의무 위반에 있어 고의성이 없는 것이 명백하였기에 애당초 이번 탄핵심판은 탄핵 사유조차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안부 장관의 장기 공백은 이번 수해 피해와 같은 재해와 재난을 예방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행안부 본연의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며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의회폭주의 폐해는 또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민 피해를 가중시키는 민주당의 '습관적 탄핵병',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이 장관의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은 헌재 결정에 대해 일제히 유감을 표명하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이 더 중요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부여군에서 수해복구 지원활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이 탄핵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이 헌재 결정문에 나왔고, 이는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라며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만, 파면에 이르지 않더라도 책임져야 할 일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헌재의 결정에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오늘 탄핵안이 기각됐다고 해서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 책임의 면죄부를 받은 것이 결코 아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도 "국민이 요구하고 국회가 결단한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너무나도 소박한, 정당한 요구를 사법부는 외면했다"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완수해 미진한 진상규명의 틈을 꼼꼼히 메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헌재 판결에 대해 참사 유가족들은 "헌재는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부정했다"고 규탄했다. 대통령실은 "거야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지난해 10월29일 밤 이태원에서 핼러윈 행사를 즐기던 군중이 밀려 넘어져 15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야3당은 재난안전주무장관인 이 장관에 대응 미비의 책임을 물어 지난 2월8일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국무위원이 탄핵 소추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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