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박7일 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보통 대통령 여름휴가가 하반기 정국 구상의 밑그림을 그리는 시기인 만큼 윤 대통령도 이번 휴가 동안 국정 쇄신 방안과 주요 현안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휴가 후 단행 가능성이 높은 2차 개각과 8·15 광복절 특별사면, 한미일 정상회의 등 해결해야 할 굵직한 국정 이슈들을 앞두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여름휴가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은 경남 거제 저도의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에 머물며 민심 청취 및 소비 진작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들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그동안 워낙 순방 등 격무 시달렸고, 아무래도 휴식이 필요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며 "한편으로는 대통령의 휴가가 내수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어서 휴가를 가는 게 좋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권해드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저도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정 부분 공식 행사를 소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휴가 직후 예정된 주요 국정 이슈 등은 계속 점검하고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번 달 초중반에 2차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개각 대상 부처는 국정과제 이행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거론된다.
앞서 지난 6월 말 있었던 1차 개각에서 대통령실 비서관들이 주요 부처 차관에 전진 배치된 만큼 이번 부분 개각으로 현안 처리에서 윤 대통령이 더욱 장악력을 쥐고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광복절 특사도 이번 휴가 기간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 사면은 경제·민생사범 위주로 경제인들이 대거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실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등이 구체적으로 사면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법무부는 윤 대통령 휴가가 끝난 직후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대통령에게 건의할 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2번째 맞는 광복절 기념사 내용도 관심사다. 대통령의 연례 연설에서 가장 큰 비중을 두는 메시지가 신년 연설과 8·15 기념사라는 측면에서 이번 기념사 메시지 내용이 하반기 국정 운영 방향의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남북 관계 정상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도 이번 휴가에서 중점적으로 챙겨야 할 현안이다. 주요 국제기구 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가 아니라 단독으로 열리는 3국 정상 만남으로 현 정부가 공을 들여온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 이후 안보·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담은 발표문을 문서화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외에도 3국 회의 정례화 등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