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규모 316조8110억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고금리 속 경기 침체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있다. 지난달에만 1조4000억원 넘게 빌리면서 대출받은 금액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316조8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315조3676억원)보다 1조4434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개인사업자 1조5000억원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도 전달 대비 4조9000억원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올라갔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1년에는 0.16%, 2022년에는 0.18%로 0.1%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 0.45%에 이어 6월 말에도 0.41%로 2배 넘게 올라갔다. 자영업자들은 지난달 은행권에서 출시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생활안정자금 용도로 신청하기도 했다. 신용대출 한도가 낮은 자영업자들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한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많이 신청한 것이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도 늘고 있다. 1금융권에서 빌린 대출 이자나 원금을 갚기 위해 2금융권에 또다시 돈을 빌리는 것이다. 1분기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잔액은 737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71.3%를 차지한다. 다음달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조치가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지면서 부실 우려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 지원방안을 통해 상환계획서를 제출한 대출(3월말 기준 85조원 규모)에 대해 만기연장을 2025년 9월까지 지원하고 상환유예를 2028년 9월로 정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0일 “상환유예가 끝나고 원금 상환이 본격화하면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힘들게 장사해 겨우 수지를 맞추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갑자기 늘어나는 금융비용은 더이상 버티기 힘든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내모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