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거울 앞에 서서 어깨와 손등을 한번 살펴보자. 옆모습을 봤을 때 어깨가 앞쪽으로 굽지 않았는지,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섰을 때 손등의 방향이 앞쪽을 향해있지 않은지. 또는 잠자리에 들면서 바르게 누웠을 때 어깨와 바닥에 손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생기지는 않는지 확인해보자. 이 중 자신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있다면 라운드 숄더를 의심해봐야 한다.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거북목 증후군과 함께 고질병이 되어버린 라운드 숄더는 목이 앞으로 나오고 앞 쪽 가슴근육이 수축하면서 일직선으로 곧게 펴져 있어야할 어깨가 몸 안쪽으로 말린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목과 어깨의 통증 및 피로감을 주는 것은 물론 어깨뼈와 팔뼈 사이의 여유 공간이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뼈와 근육이 부딪히는 어깨충돌증후군을 유발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회전근개 질환 중 하나인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의 지붕역할을 하는 견봉과 위팔뼈 사이에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인 회전근, 특히 극상근이라는 근육이 마찰을 받아 손상을 입으면서 통증과 운동제한의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팔을 들거나 손을 등 뒤로 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오히려 팔을 완전히 들어 올리면 통증이 감소하기도 한다. 또한 운동범위가 감소하고 팔을 움직일 때 어깨에서 마찰음이 나거나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안정성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구조물로 어깨 뒷부분에 위치한 견갑골에서부터 시작된 근육이 힘줄이 바뀌어 위팔뼈에 단단하게 고정되는 구조이다. 이 회전근개는 두 개의 뼈 사이를 바짝 지나가는 위치에 있는데 이 여유 공간은 매우 좁기 때문에 라운드 숄더처럼 어깨가 안쪽으로 굽게 되면 뼈와 뼈 사이의 공간이 점점 좁아져 국소적인 압력이 증가하게 되고 지속적인 자극으로 회전근개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라운드 숄더 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과도한 스포츠 활동이나 무리한 동작으로 어깨 관절이 과사용되거나 노화에 의해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면 회전근개의 탄성이 줄어들고 견봉뼈가 뾰족하게 자라 위팔뼈머리와 부딪히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어깨를 높이 올려야 하는 작업을 많이 하게 되는 직업군에서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가사노동이 많은 주부들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중년에 발생하는 어깨통증은 오십견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어깨충돌증후군의 증상 자체가 오십견과 흡사해 구별이 어려워 자연치유를 기다리거나 운동으로 통증을 이겨내려는 시도가 많다. 하지만 어깨충돌증후군은 오십견과 달리 운동을 할수록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지속적인 자극은 회전근개의 손상 및 파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자연치유를 기다리거나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어깨통증이 발생했다면 먼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대부분의 어깨충돌증후군은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는데 통증조절 및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이 시행될 수 있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호전이 없고 이미 회전근개의 손상이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어야 한다.
라운드 숄더와 같이 잘못된 자세로 인해 발생하는 어깨충돌증후군은 평소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틈틈이 어깨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어깨 사용이 많은 작업을 한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어야 하며, 운동량과 작업강도를 조절하여 어깨에 부담이 가는 시간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