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추석도 근무합니다"…황금 연휴에도 산업계는 '풀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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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추석도 근무합니다"…황금 연휴에도 산업계는 '풀가동'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09.24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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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말 10초' 최장 일주일 황금 연휴에도 내수 진작·하반기 반등 온힘
반도체·철강 등 24시간 생산라인 운영…4조 2~3교대 근무 예정
특식·귀향버스 등 제공 예정…“최소 인력으로 탄력 운영 계획”
항공·관광업계도 대목 준비 한창…승무원들, 정상 근무 예정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충북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충북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추석 연휴요? 우리는 평소와 똑같이 출근합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특히 올해는 징검다리 연휴까지 붙이면 최장 일주일동안 쉴 수 있어 직장인들의 기대감은 한껏 고조돼 있다. 하지만 ‘황금 연휴’에도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비지땀을 흘릴 이들도 있다. 생산라인을 계속 운영해야 하는 제조업계가 대표적이다. 항공업계 역시 엔데믹 효과가 겹치면서 폭증한 여객 수요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긴 연휴 기간에도 생산 공장들은 대부분 평상시와 똑같이 정상 근무 체제로 운영될 방침이다. 24시간 생산 설비를 돌려야 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철강·석유·화학 등 제조업계는 평시처럼 교대근무에 나선다. 이들 업계는 생산 특성상 한번 조업을 멈추면 수율 문제 등이 발생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추석 연휴에도 쉼 없이 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DB하이텍 등 반도체 업계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우 제조 특성상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리드 타임(공정 기간)이 길어 가동을 멈추기 어렵다. 하루라도 공장이 멈추면 제품 수율을 위해 설정해 놓은 수치들을 다시 조정해야 하고, 웨이퍼 등 반도체 원재료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생산라인을 다시 운영하기까지 1개월 이상 걸려 최소 수백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직군은 연휴 기간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4조 3교대 근무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클린룸은 한 번 가동하면 절대 멈출 수 없는 구조여서 24시간 운영된다"며 "천재지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쉬는 날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포항제철 직원이 고로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항제철 제공
철강·석화업계의 용광로(고로)도 식지 않는다. 이들 업계는 고온·고압을 활용해야 하고, 한 번 멈추면 재가동까지 최소 5개월이 소요된다. 이러한 산업 특성을 고려해 추석 연휴 동안 쉬지 않고 생산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4조 2교대 체제로 근무가 이뤄질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두 기업과 달리 연휴에 공장 가동을 자유롭게 멈출 수 있다.
복수의 철강·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간에 설비를 멈추면 재가동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생산 설비를 멈출 수 없다”며 “최소한의 인원으로 탄력 운영하면서 평시 근무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의 경우 대부분 휴식에 들어가지만, 수요가 늘어난 일부 제품 라인의 경우 상황에 따라 부분 특근을 운영할 수도 있다.
인천국제공항 체크인 카운터가 여행객으로 붐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체크인 카운터가 여행객으로 붐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휴 기간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항공업계도 평소보다 바쁘게 돌아갈 전망이다. 정부와 항공사들은 철도 교통 수단 요금 할인과 비행 편수 확장에 나섰고, 관광업계도 여행 상품 판촉에 나섰다.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지난 1~4일 앱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연휴 중 여행 계획 유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1.5%가 '여행을 떠난다'고 답했다. 이 중 88.3%는 국내로, 11.7%는 해외로 각각 여행을 간다고 답변했다. 국내 여행 선호(48%)와 해외 여행 경비 부담(25.7%) 등이 국내 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꼽혔다. 명절 가족 모임으로 여행 일정이 짧아 국내를 택했다는 응답(17.9%)도 상당했다. 응답자의 93%는 10월 2일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여행 욕구가 커졌다고 답해 내수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지상직 승무원과 객실·운항 승무원들은 추석 연휴에도 평시 근무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대신 직원들이 추석 연휴 분위기라도 만끽할 수 있도록 특식으로 송편·전 등을 제공하거나 사내 장터를 차리는 등 격려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은 귀향하지 못하는 인원들을 위해 기숙사에서 공동차례상을 차리고, 퇴근 후 직원들이 고향에 다녀올 수 있도록 사업장별로 귀향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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