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한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은 여당 의원들이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음 달 9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두 법안의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전망이다.

헌재는 26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 선고 기일을 열고 각각 기각 결정했다. 앞서 지난 5월 국회 환노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전체 위원 16명 중 재석 10명 전원 찬성으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법 제86조에 따르면 소관 상임위에서 법사위로 넘어간 법안이 60일간 논의 없이 계류될 경우 다시 상임위 투표를 거쳐 본회의에 직회부할 수 있다. 당시 민주당 소속 전해철 환노위원장은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가결·선포했고 김진표 국회의장은 본회의 부의의 건을 본회의 안건으로 부의·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환노위원장의 본회의 부의 요구 행위는 국회법 절차를 준수해 이뤄졌다"며 "그 정당성이 본회의 표결 절차로 인정됐으므로 국회법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김 의장의 가결선포 행위에 대해서도 "선행 절차인 환노위원장의 본회의 부의 요구 행위에 권한 침해 사유가 없는 이상 후행 절차인 국회의장의 가결선포행위에도 문제가 없다"며 "직권으로 살펴봐도 국회의장의 가결선포 행위는 국회법 절차를 준수한 것으로 절차나 내용상의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방송3법 역시 노란봉투법과 마찬가지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을 결정했다. 방송3법도 지난 3월 국회 과방위에서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돼 국민의힘 의원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판단과 마찬가지로 과방위원장의 본회의 부의 요구 행위와 국회의장의 가결선포 행위 모두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과방위원장의 본회의 부의 요구 행위로 인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는 내용의 반대의견을 냈다. 이날 헌재의 기각 결정으로 민주당은 내달 9일 본회의에서 두 법안 처리를 강행할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이날 두 법안의 상정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월 9일 여야가 합의한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처리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김 의장도) 진행하시기로 결정을 내리셨다. 본회의에 올리기로 한 건 여야 합의된 내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