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주 52시간' 일부 완화 추진 반발···"尹, 국민을 노동 지옥으로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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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주 52시간' 일부 완화 추진 반발···"尹, 국민을 노동 지옥으로 몰아"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11.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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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근로시간 관련 설문 결과 및 제도 개선안 발표
고용부 "제조·건설업 등 근로시간 유연화 필요 확인"
민주 "조작된 유도 설문···저녁 있는 삶 빼앗는 것"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시간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시간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주 52시간제'인 근로시간 제도를 일부 업종에 한해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을 '노동 지옥'에 몰아넣으려 한다며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정부는 왜 국민에게 '윤석열표 노동 지옥'을 선사하지 못 해 안달이냐"며 "인간다운 삶을 위해 부여된 최소한의 안전장치들을 늘려가지는 못할망정, 온 국민을 장시간 노동에 밀어 넣지 못해 이 난리를 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시대착오적이고 편협한 가치관으로 우리 국민들의 삶을 노동 지옥으로 밀어 넣지 말라"며 "전근대적인 근로시간 개편을 당장 멈추라"고 역설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근로시간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와 제도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6월 말부터 약 두 달간 근로자 3839명, 사업주 976명, 일반 국민 1215명 등 60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근로자의 41.4%, 사업주의 38.2%는 현재 '주(週) 단위'인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지금보다 확대하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고용부는 "제조업, 건설업 등의 업종과 연구·공학, 설치·정비·생산직, 보건·의료직 등의 직종에서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한 업종과 직종에 한해 노사가 원하는 경우 현재 '주 12시간'인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과거 윤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무리"라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해당 조건 내에서 상한을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설문 방법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강 대변인은 "'국민의 의견을 전폭 수용하겠다'고 하지만, 설문 내용을 살펴보면 답을 정해놓고 진행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실제 일하다가 주 52시간을 잘 지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 않는가'와 같이 원하는 답을 유도하기 위한 설문으로 억지 명분을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게 국민은 너무나도 우스운 존재라 설문조사 결과라고 내놓으면 다들 속을 줄 알았느냐"며 "조작된 유도 설문에도 불구하고 52시간제에 어려움을 느낀 사업자는 7명 중 고작 1명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고 강조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주 52시간 제도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중 가장 공감도 높은 정책으로도 손꼽혔다"며 "국민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었는데, 정부는 기어코 다시 빼앗으려 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장시간 노동이 근로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얼마나 훼손하는지, 근로시간 단축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국민은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사회적 대화라는 이름 뒤에 숨지 말고, 국민과 노동자의 안녕을 위해 근로시간제도 개편을 포기하라"고 했다. 한편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안은 올해 3월 추진한 '전체 노동자' 대상 '주 69시간' 보다는 완화된 것이어서 정부가 한 발 물러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정부안에 노동계는 반발했고, 경영계는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세부 방안을 노사정 대화를 통해 도출한다는 계획인데, 노사 간 이견이 커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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