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국립익산박물관(관장 김울림)은 오는 12월 12일 부터 2024년 4월 28일까지 국립익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바다 위의 성, 군산군도>전시를 개최한다.
1123년 고군산군도를 방문했던 중국 사신 서긍徐兢은 무리 지어 있는 섬을 보며 "바다 위의 성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번 특별전은 고군산군도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하는 전시로, 선사부터 근대까지 섬의 변화와 함께 900년 전, 고려의 외교무대이자 중국 사신단이 수도 개경 다음으로 가장 오래 머물렀던 군산군도를 다채롭게 살펴본다.
섬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군산은 바다 위의 섬들이 산과 같아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명의 유래가 된 섬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으로 총 3개 주제로 구성했다. <1부 바다 위의 산>에서는 선사시대 섬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소개한다.
군산에 다수 존재하는 패총에서 발견된 일상생활품을 비롯해 금강과 만경강을 통해 바다에서 육지로, 육지에서 바다로 이동한 문화 교류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바다 위의 성>에서는 군산군도가 역사상 가장 주목받았던 고려시대를 살펴본다. 특히, 올해가 1123년 중국 사신단이 고군산군도를 방문한지 900주년이 되는 것을 조명했다.
서긍이 남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과 함께 기록에서 표현된 과거 섬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영상을 비롯해 12세기 고려청자 등을 전시했다.
고군산군도는 당시 수도 개경으로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위치에 있고, 이를 입증하듯 인근 바다에서는 침몰한 배의 흔적이 확인된다.
십이동파도, 비안도, 야미도 인근에서 수중 발굴이 진행됐고 최근 선유도 인근 바다에서도 조사가 지속되고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수중 발굴품과 유적출토품은 섬의 교류적 가치를 잘 보여주는 자료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3부 바다 위의 울타리>에서는 조선시대 바다를 굳건히 지켜온 군사 역할을 주제로 전시한다. △고군산진으로 불리게 된 배경인 군산진의 이전, △재설치 과정을 전적, 회화, 고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6세기에 그려진 유일한 군산을 배경으로한 회화작품인 「군산이우도」가 이번 전시에서 3개월간 공개된다.(~‘24년 2월까지)
고군산진의 설치에 따라 새롭게 부여됐던 유배지의 역할도 조명했다. 유배지로 활용되기 시작한 이유와 이곳에 유배를 왔던 인물 권중경, 이건창의 관련 자료를 통해 상반된 섬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익산박물관이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한 마련한 전시로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섬의 모습을 소개하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 고군산군도는 배를 타야만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육로로 이어져 사람들의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 전시를 계기로 사라져 가고 있는 섬의 역사 흔적에 관심을 높일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박물관 처음으로 상용 유니버설디자인 서체 적용
이번 전시에서는 문화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촉각체험물, 큰글씨책을 설치했다. 이와 더불어, 국립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상용 유니버설디자인 서체를 개발한 연구소의 협조를 얻어 전시에 적용했다.
이 서체는 고령자, 장애인 등 시력 약자를 위해 작은 크기에도 잘 보이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서체이다. 전시에서 작은 글씨가 사용되는 설명카드, 리플렛 등에 이 서체를 적용해 관람 편의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