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고민을 무대화하는 새롭고 다양한 시도들
뮤지컬 '내 친구 워렌버핏',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무용 '애니멀', 무용 'Yaras', 음악 '시선-si, Sonne!', 음악 '크로스 콘체르토 프로젝트'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새해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주최의 우수 신작 발굴을 위한 지원사업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의 선정작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1월 중순부터는 뮤지컬 <내 친구 워렌버핏>,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무용 <애니멀>, 무용 <Yaras>, 음악 <시선 si, Sonne!>, 음악 <크로스 콘체르토 프로젝트> 등 총 여섯 작품이 관객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현대인들이 고민하는 정신질환, 잔인성, 디지털 시대 휴머니즘, 경제 등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음악 작품도 눈에 띈다.
1월 21일부터 2월 18일까지 종로 아이들극장에서 첫선을 보이는 뮤지컬 <내 친구 워렌버핏>은 워렌 버핏의 어린 시절 일화를 토대로 만든 경제교육 뮤지컬이다.
어린이만화 베스트셀러 <Who? 세계인물 워런 버핏>편을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 관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색해 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 도전을 통한 성공과 행복의 의미를 전한다.
제작사 컬쳐홀릭은 ”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워렌 버핏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경제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며 작품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오는 1월 27일부터 2월 25일까지 CKL스테이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는 현대인들이 많이 겪고 있지만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성격장애를 소재로,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 키키가 자신의 병을 인지하고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의 원안이 된 ‘키라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와 작가이자 연출 조윤지가 겪은 경험에 기반하여, 극 중 ‘키키’가 자신을 마주하고 한 발짝씩 나아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이수정, 이휘종, 남경주 등 실력파 배우들이 세대와 성별을 규정하지 않는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여러 역할을 넘나들며 관객과 호흡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공연 접근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 회차 1열에 휠체어석이 준비되며 일부 회차에서는 수어 통역과 터치 투어, 사전 대본 열람을 제공한다. 또 자율 입퇴장이 가능한 릴렉스드 퍼포먼스 지정 회차도 있을 예정이다.
PDPC의 무용 <애니멀>은 인간의 잔인성에 대해 고찰한다. 작품은 카니발을 배경으로 식인행위에 초점을 맞춰 약육강식의 현실을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무용수들은 꼬리를 형상화한 의상, 무대 장치들을 통해 동물과 인간 사이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안영준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이 인간의 잔인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관객 스스로 성찰하고 치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는 1월 26일부터 1월 2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1월 27일과 2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정훈목 JUMOK Dance Theater의 무용 <Yaras>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방향성과 휴머니즘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주목댄스 씨어터의 대표이자 예술감독인 정훈목은 벨기에 피핑톰(PEEPING TOM) 컴퍼니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해왔으며, 이번 작품에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작품의 제목인 ‘Yaras’는 가상의 종족을 지칭한 것으로 다양한 오브제의 결합으로 왜곡된 신체 등 미래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상상해 안무적으로 표현한다. 연출적으로 독특한 비주얼과 새로운 미장센을 선보이는데 중점을 둔 작품이다.
오는 1월 26일과 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이는 음악 <시선 si, Sonne!>은 ‘시선’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타인의 시선과 자기검열에서 오는 압박감을 음악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한국과 프랑스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음악 작업을 해온 주준영이 안톤 체호프의 단편 <어느 관리의 죽음>을 각색하여 원작의 어두운 유머를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연출로 더욱 짙게 표현한다.
<시선 si, Sonne!>이라는 제목은 한국어 제목과 발음이 유사하면서도, ‘그래, 소리를 울려!’라는 뜻을 지닌 프랑스어를 병렬로 표기한 것으로 시선이 주는 무게에 항거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음악 <크로스 콘체르토 프로젝트>는 클래식 작곡가 오예승과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의 협업으로 창작된 크로스오버 작품이다. 작품은 클래식과 재즈의 소통을 통해 장르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음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단순한 즉흥연주가 되지 않도록 형식적으로나 기법적으로 변화를 주어 <크로스 콘체르토 프로젝트>만의 차별성을 두었다. 오예승 작곡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음악가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장르, 악보,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즐기는 방향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1월 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로 15년을 맞이한 ‘공연예술창작산실’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기획➝쇼케이스(무대화)➝본 공연) 연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작품을 발굴하는 예술위원회의 대표 지원사업이다. 지난 2023년 5월, 6개 장르(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의 최종 실연심의를 통해 작품을 선정했고, 27개의 선정작들은 오는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관객과 만난다.
<2023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티켓 예매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 인터파크 등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