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기회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금융권 핵심 경영전략이었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국내 금융지주들의 실적에서 중요한 키로 자리 잡았다. 단 지난해의 경우 유의미한 대형 M&A는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에 매물은 존재했으나 실제 인수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가 절실한 만큼 올해도 '매력적인 매물 찾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최근 신년사를 통해서도 이자이익을 통한 성장 방식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지난해 공격적인 M&A 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며 보험사와 저축은행 매물은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월 우리금융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가 유일한 M&A였다.
보험사의 경우 현재 KDB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등이 주인을 찾고 있으며 잠재매물로는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1조원 가량의 자금 투입에 부담을 느끼고 "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잠재매물인 롯데손보와 동양생명이 우량매물인 만큼 금융지주사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앞서 보험사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고 보험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 매물도 상당하다. 상상인·상상인플러스, 한화저축은행, 애큐온, 조은저축은행 등이 현재 매각 대상으로 알려졌다. 단 저축은행의 M&A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올해도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금융지주 회장들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M&A 의지를 드러냈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벗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금융지주 회사들의 인수 여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만큼 올해 금융권 M&A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본부장은 "M&A 의지가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인수 여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권 M&A가 진행 과정에서 무산됐던 이유는 파는 쪽에서 가격을 높게 불렀기 때문인데 적정한 가격이 제사되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