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2차 현장검사...2월 중 매듭
이복현 “책임 피하는 금융사 퇴출” 경고
이복현 “책임 피하는 금융사 퇴출” 경고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민원이 폭증하면서 금융당국이 판매사에 대한 조사를 연장·강화하기로 했다. 대규모 손실이 확정되면서 민원이 폭증했다는 일선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 책임을 강화하고 책임 회피 시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주부터 홍콩H지수 ELS 2차 현장검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불완전판매 유형 등이 담긴 조사 결과와 배상 기준안을 다음달 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이 연휴가 끝나자 마자 조사를 서두르는 이유는 현재까지 접수된 ELS 관련 민원이 3000건에 가까워서다. 홍콩H지수가 2021년 고점 대비 현재 반토막 났고 만기 도래에 따른 손실 확정이 본격화하면서 민원이 폭증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1차 검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중심으로 다른 판매사에서도 2차 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대규모 손실 난 ELS의 판매가 몰렸던 주요 은행·증권사 11곳에 대해 지난해 11~12월 1차 현장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 핵심성과지표(KPI) 연계, 계약서류 미보관 등의 문제를 확인했다. 이 원장은 “명절 이후에는 11개사 플러스 알파(α)의 금융회사에서 유형화된 문제들을 자체 점검하거나, 다른 문제점을 발굴하는 과정을 2월 마지막주까지 정리하겠다”며 “2차 검사는 1차 검사에서 적발된 위법 소지를 각 금융회사에 대입시키는 작업이다. KB(국민은행)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현장조사에서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 책임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원장은 “ELS가 상당히 오랜기간 운영한 상품이다 보니까, 여러 번 가입한 분들은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 상황이 중요하다”며 ”2017년 전후 최초 가입시에 2015~2016년 H지수 폭락에 대한 리스크 고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H지수 반등에 따른 일부 이익을 본 다음에 (2020~2021년에) 롤오버 형태로 가입을 권유받았다면, 재가입이라고 해서 자기책임 원칙을 져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어감 강한 발언까지 나와 금융권은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원장은 “올해부터는 정당한 손실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H지수 ELS 판매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올해 만기 도래 규모는 전체 판매 잔액 중 79.6%인 15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만 국내 시중은행에서 확정된 손실액은 3000억원을 넘었다. 이달 예상 손실액은 6900억원이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추정 손실액이 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