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3월 채권시장지표’ 전망
미국 물가 충격에 금리 인하 기대 꺾여
미국 물가 충격에 금리 인하 기대 꺾여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오는 2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채권 전문가 대다수가 전망했다. 미국의 최근 소비자물가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인 탓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국내 채권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응답자 전원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동결 의견 98%에, 25bp(1bp=0.01%포인트) 인하 의견이 2%였지만 이달 동결의견이 2%포인트 증가했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1월 미국 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연준의 금리인하 개시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돼 2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만장일치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내달 국내 채권시장의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도 지난달에 비해 줄었다. 미 CPI 쇼크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줬다. 다음 달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전체의 15%로 지난달 조사에서 금리 하락을 예상한 비율(24%)보다 9%포인트 낮아졌다. 3월 금리가 보합을 나타낼 것이라는 응답은 51%로 지난달 조사 결과(42%) 대비 9%포인트 높아졌다. 3월 물가는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는 전체의 12%로 지난달 조사 때의 5%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의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서며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 가격 및 국제유가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3월 물가상승 응답자가 전월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달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는 전체의 10%로 지난달 조사 때(13%)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미 CPI 발표에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환율이 상승했지만 연준 인사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발언이 이어지며 달러 강세가 진정 돼 3월 환율 상승 응답자가 감소했다고 금투협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월 채권시장 종합 지표(BMSI)는 93.5로 전월(94.6)보다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설문 문항에 대한 응답을 통해 산출되는 BMSI는 채권시장의 심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100 이상이면 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이 기대되는 등 시장 심리가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표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1월 미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감소, 3월 채권시장 심리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