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전년 대비 84.5% 급증 “가장 많아”
우리·하나·신한금융도 전년 대비 최소 30%↑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4대 금융그룹의 회수 불능 대출이 2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1년 새 약 49% 늘어난 수치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말 기준 추정손실은 총 1조9660억원이다. 전년 1조3212억원 대비 48.8%(6448억원) 급증했다.
금융사의 자산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되는데, 이 중 고정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여신이다. 고정 이하 여신은 부실채권(NPL)로 분류돼 금융사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그룹별로는 추정손실 증가세가 가장 많이 높은 곳은 KB금융그룹이었다. 지난해 KB금융그룹의 추정손실 규모는 3926억원으로 전년 2123억원보다 84.9%(1793억원) 늘었다.
우리금융그룹도 60% 이상 추정손실이 증가했다. 2022년 2980억원이었던 우리금융그룹의 추정손실은 지난해 4790억원으로 60.7%(1810억원) 많아졌다.
이어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그룹은 2022년 2350억원에서 작년말 3430억원으로 46.0%, 신한금융그룹은 30.5%(1755억원) 추정손실이 늘었다.
액수가 가장 많은 곳은 신한금융그룹이었다. 2022년 5759억원의 추정손실을 보였던 신한금융그룹은 작년 말 75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추정손실이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는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이 꼽힌다. 여기에 각 금융그룹별 각자의 사유가 추가돼 추정손실이 늘어났다.
KB금융그룹 측은 “경기 침체로 인한 취약 차주들의 자산 건전성 악화에 기인한다”며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건전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추정손실은 2022년 말 865억원에서 지난해 말 1801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5대 은행 가운데 액수와 증가율이 모두 가장 컸다.
신한금융그룹에서 추정손실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계열사는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였다. 신한금융그룹 측은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전채무조정에 따라 카드사의 추정손실이 늘었다”며 “증권사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을 보수적으로 재평가해 여신을 다시 분류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소호대출, 해외 부동산 손실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개인대출, 중소기업·소호 대출, 부동산 개발 금융, 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의 부실이 증가한 결과“라고 언급했다.
우리금융그룹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해외법인 취급 여신의 연체, 부동산 PF와 카드사 연체 등의 영향으로 추정손실이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추정손실을 포함한 4대 금융그룹의 전체 고정이하여신도 8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4대 금륭그룹 고정이하여신은 7조9378억원으로 전년 5조3997억원 대비 47.0%(2조5381억원) 증가했다.
회수가 어려운 여신이 늘어남에 따라 금융그룹은 올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취약 차주에 대한 조기 신용 평가, 고위험 차주 선별, 부실기업 대출에 대한 조속한 정리,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등 필요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 연장선으로 대손충당금도 작년보다 더 쌓을 것으로 예측된다. 4대 금융그룹은 이미 지난해 연간 총 8조9931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 2022년보다 73.7%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