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법인체 감사보고서 마감…부실 규모 더 커질 수도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최근 정부가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부동산 PF 정상화를 추진하지만 정확한 부실 규모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8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PF 사업장 보증 공급을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로 확대하고 비주택 사업에는 4조원의 건설공제조합 보증을 도입해 총 9조원의 자금을 추가 공급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이 중요한 만큼 PF 사업장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건설사의 PF 관련 금융 애로 해소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시행 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2조8000억원) △대출·보증(4조2000억원)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추가 편입(1조원) 등 총 8조원을 지원에 투입한다. 같은 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총 3조원을 투입해 건설사 보유 토지를 매입할 것이라 밝혔다. 방식은 기업 신청 매입(2조원)과 매입확약방식(1조원)으로 구성된다. 우선 대상은 부채로 본PF 이행이 어렵고 유동성 확보가 급한 기업이다. LH가 사업장 매입에 나선 것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럼에도 정작 정확한 부실 PF 규모를 추산하는 게 어려워 부실액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건설사들이 공시 회계정보에 PF 관련 손실 및 충당부채를 제대로 반영하는 않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직전인 2023년 3분기 공시까지 PF우발채무 관련 손실·충당부채를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 오는 15일 2023년 법인체 감사보고서 마감 이후 밝혀질 부실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최근 본PF 전환 전 브릿지론 상태에서 착공한 현장도 있다"며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분양이 부진하면 PF보증 해소 여부와 관계 없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으로 잠시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 건설사들이 많겠지만 지원 기준을 정확히 세우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점차 퇴색될 것"이라며 "차라리 이번을 계기로 부실 건설사들을 정리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