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사망자 수 역대 최다…인구는 52개월째 자연감소
“청년 결혼·출산 증가 어려운 현실…초저출산 현상 이어질 것”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올해 2월 태어난 아이의 수가 1만9362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같은 달 기준 최저치다.
통계청은 24일 지난 2월 출생아 수가 1만936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658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출생아 수는 2만20명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에도 출생아 수가 감소한 동시에 2만명대가 무너진 것이다.
시도별 출생아 수는 서울과 인천 등 5개 시에서 증가했으나, 부산 및 대구 등 12개 시도에서 감소세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組) 출생률은 4.8명으로 전월(5명)과 전년동월(5.1명)에 비해 모두 줄어든 상태다.
올해 출생아 수는 1월부터 2만1442명으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 ‘2만명 천장’을 깨지 못한 달이 많았던 것과 통상 1월 출생아 수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2월 일찍부터 2만명 선이 붕괴된 셈이다.
반면 같은 달 사망자 수는 2만997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6%(2619명) 늘어났다. 2월 기준 사망자 수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시도별로는 전북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사망자가 늘어나며, 조사망률은 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명 늘어났다.
출생아가 줄어들고, 사망자가 늘어남에 따라 2월 인구는 1만614명이 자연감소했다. 인구 자연감소는 2019년 11월부터 5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시도별로는 세종(171명 증가)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인구 자연감소가 일어났다.
2월 혼인 건수는 1만6959건으로 1년 전보다 5%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1년 전(2022년)에 비해 월별 혼인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고무적이었는데, 그해 하반기 이후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올해 1월엔 전년 대비 증가했다가, 2월엔 다시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시도별로는 대구·전북·경북 등 3개 시도에서 증가했고, 나머지 14개 시도에선 감소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나오게 되는 1분기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0.6명대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조은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현재 관련 정책 등을 보면 저출산 상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5~10년 안에 반등할 것이라는 장래인구추계도 나오는데 잘못된 추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등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결혼도 해야하고, 2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초저출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도 “최근 출산율 하락은 집값·양육비 부담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젊은 세대가 출산을 거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오랜 기간 관행으로 이어져 온 가부장적 문화와 승자독식의 경쟁 구조, 여성의 사회적 진출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단순히 예산만 쏟아부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