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후보 경선 결과로 '이재명 일극 체제' 균열
연임 시도 막히면 치명상···대안 부재 속 가능성 ↑
연임 시도 막히면 치명상···대안 부재 속 가능성 ↑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졌던 추미애 당선인이 민주당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낙선하면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명심 일변도'로 흘러가는 당 상황에 부담을 느껴 제동을 걸었다고 평가한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 결과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임 결정에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회의장 경선 결과는 최근까지 이어졌던 '명심 불패'에 균열을 낸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명심을 앞세운 친명계는 4·10 총선에서 대거 공천되거나 원내대표로 선출(박찬대 의원)되는 성과를 냈는데, 추 당선인은 이번 의장 경선에서 명심을 앞세우고도 우원식 의원에게 밀렸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이같은 결과에는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가 이번 총선을 통해 당내 리더십을 공고화한 것은 맞지만, 어느 정도 중립성이 요구되는 국회의장에까지 친명계를 앉히기에는 거센 '의회 독재'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장 경선 과정에서 '인위적 교통 정리' 논란이 불거진 점도 추 당선인과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번 경선을 통해 자신에 대한 당내 '견제 심리'를 확인한 이 대표로선 대표직 연임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만약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내 견제로 연임에 실패하거나, 77.77%를 득표한 지난 전당대회처럼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3년 뒤 차기 대권 재도전을 염두에 둔 이 대표로서는 연임 결단을 앞두고 고심이 더욱 깊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이 대표 리더십과는 관계없는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후보가 친명이었으므로, 명심에 대한 반감보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추 당선인의 성향에 대한 반감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 일각에선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이 되면 자기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의장 경선 결과와는 별개로 이 대표 연임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거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171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을 이끌 리더십이 사실상 이 대표밖에 없다는 점, 그가 유력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당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당내 주류는 명백하게 친명으로 교체됐다"며 "이 거대한 집단을 강하게 이끌 인물은 이 대표밖엔 없다. 아마도 (연임에 대한) 결단을 곧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