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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2015년 대비 2024년 평균 건설공사비는 2배 이상 상승했다.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 지수는 1년 동안 3.2% 상승했다.
도심에서 주택의 공급중 가장 주축이 되었던 재건축 재개발 사업장은 그야말로 빨간불이 켜졌다.
공사비 인상은 지금까지 건설 산업의 틀을 흔들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의식주 중에 가장 비용이 크고 대체불가한 주(宙)인 주택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현재와 과거가 첨예하게 다른 운명을 맞이한 것이다.
과거의 건설사는 주택사업의 본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다 했다. 돈이 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시공입찰에 시공사가 한곳도 나타나지 않는 사업장도 생겼다.
분양하자마자 완판되는 분양률, 새집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 아파트를 사면 자동적으로 상승했던 주택가격 상승기가 실물 자본주의 심리와 만나면서 주택가격은 폭주하는 기관차와 같았다.
하지만 코로나와 유동성증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외부환경과 끊임 없는 상승은 2020년과 이후의 삶을 나누는 큰 기준이 됐다. 지금까지의 주택개발사업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개개인의 경제운명을 바꿀만한 큰 영향력이 있었다.
해외에서 본다면 최근 한국사회에서 벌어진 7~8년(2017년~2022년) 사이의 급등한 주택가격과 그 중심이 ‘아파트’라는 점에 의아할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재건축 재개발 사업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주택공급을 약속하지만 시장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한정된 재료의 공급은 미래의 주택시장에 ‘안정지원’을 약속한바 없다. 노후정비사업은 민간과 사업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만들어가야 하지만 결국은 관(官)의 재량과 지원이 필요하다.
도심재개발은 지자체의 특성, 더 깊게 들어가면 골목골목의 특성과 분양금액이 대립돼 공동으로 순조롭게 진행하는 것이 애초부터 어려운 사업이지만 지금까지는 분양 시 2~3배 이상의 시세차익이라는 공통의 결과물이 있어서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달콤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초과되는 분담금 부담은 코로나 이전대비 50~60%이상 증가해 조합원 1인당 부담해야 할 실제 추가금은 5억~10억원을 넘기는 사업장도 나타났다.
국내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전체 아파트의 21%를 차지하고, 그 수는 260만8000채에 달한다. 그중 서울이 49만9000채, 경기 52만채를 감안한다면 인구가 집중돼 있는 수도권 노후정비사업의 공사비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官)은 각종 규제들을 지자체에 맞춰서 유연하게 검토해 제도화해야 한다. 건설사는 지금까지의 ‘묻지마 수주’가 아닌 추가될 수 있는 변수 등을 감안한 표준 시공계획 갖출 필요가 있다.
또 조합원은 초고층 및 수입자재 등을 지양하고 그로 발생되는 협상의 합리적인 결론 등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밖에 없다. 협상의 구성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비용이 비쌀수록 합리적인 결론은 어려울 것이다.
2000년대 전후로 우리나라 건설시장에서 고급분양아파트가 나타나면서 건설, 인테리어 마감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는데 조합원들은 무조건적으로 수입산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지양해야 한다.
생각해보자. 노후된 아파트에서 녹물과 곰팡이에 수십년 시달리다가 노후를 맞이하는 것보다 건강하고 튼튼한 아파트에서 하루라도 빨리 거주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위해서는 모두가 각자의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고 합리적인 협상을 논의해야 할 시기이다.
‘브랜드’와 ‘럭셔리’라는 거품을 걷고 원래의 주택의 모습에 집중할수 있다면 이렇게 잠깐 멈추는 시기도 향후 시장에는 약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