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종합부동산세만큼 논란이 많은 세금도 없을 것 같다. 헌법재판소 합헌결정이 나왔지만 종부세 개편을 두고 여당과 야당의 미묘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2005년에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는 노무현 정부시절 강화에서 이명박 정부 완화, 다시 문재인 정부 강화, 윤석열 정부 완화까지 20년 동안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야당에서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하자는 의견이 나오자 여당은 1주택자만 면제는 문제가 있고 아예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자고 했다. 이에 야당은 1주택자 면제도 당론은 아니다며 한발 빼는 모양새다. 정부가 문제를 삼는 부분은 종합부동산세 편중현상이 심해지면서 징벌적 성격이 더 강화됐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발표한 지난해 종부세 통계에 따르면 작년 종부세 납세인원은 49만5193명으로 61.4% 줄었고, 결정세액은 4조1951억원으로 37.6% 감소했다. 결정세액 상위 10%가 3조7107억원을 내 전체 세액의 88.5%를 차지하고 있다. 돈 많은 사람이 세금 많이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나친 편중은 문제가 있다. 반 전체는 시험을 못 쳤지만 전국 1등하는 반 1등 때문에 반 평균이 올랐다면 바람직하지는 않다. 종부세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돈 많은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반대하는 쪽은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에 이중과세여서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종부세를 처음 도입을 할 때 집값을 잡기 위한 징벌적 과세로 높은 세금을 부과할 것이 아니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개념으로 능력 있는 초고소득층에게 미래세대를 위해 세금을 더 내게 하고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야당 일부에서 주장하는 종부세 1주택자 면제는 열심히 노력해서 돈 벌어서 세금 다 내고 비싼 집 하나 사서 거주하는 것이 주택시장 교란행위가 될 수는 없기에 심증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6억원 아파트 3채를 가진 사람은 종부세를 내지만, 50억원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을 할 수 있어 여야가 쉽게 합의하기 어려울 것 같다. 종부세 폐지는 종부세가 국세지만 지방으로 교부하는 지방세 성격이 있어서 지자체 재정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합의를 어렵게 한다. 공제금액 기준을 1주택자는 공시가격 18억원, 기본공제는 15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매년 주택공시가격 변동률을 따라 변동이 가능하게 하면서 동시에 세율 역시중과세율을 없애 기본세율 0.5~2.7% 정도로 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종부세가 처음 도입된 2005년 공제금액 기준 9억원에 대해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적어도 18억원가량이 돼야 한다. 세금공제기준을 물가상승률과 연동하지 않아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세부담을 교묘하게 올리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양도세와 소득세 누진세율 구간도 마찬가지다. △1200만원 이하 6% △5600만원 이하 15% △8800만원 이하 24% 등의 과표 구간의 기준이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년 전 5억원 하던 집값이 지금 15억원 하는데 왜 세금의 과세표준 기준은 올리지 않을까? 실현 가능성도 없는 종부세 폐지나 1주택자 종부세 면제 이런 논란 만들지 말고 실질적으로 불합리한 부분을 현실화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인 개편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