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구 온난화에 세계 곳곳 이상기후···한반도도 안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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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구 온난화에 세계 곳곳 이상기후···한반도도 안심 못해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6.18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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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때이른 폭염·폭우·산불 피해 시달려
전국 폭염·오존주의보 빈번···역대 가장 빨라
자연현상·인적 요인 겹쳐···철저한 대비 필요
지난달 28일 인도 뉴델리에서 어린이들이 길거리에 물을 뿌리는 트럭을 따라가고 있다. 인도 북부 일부 지역 기온은 섭씨 45도까지 치솟는 등 기록적인 초여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인도 뉴델리에서 어린이들이 길거리에 물을 뿌리는 트럭을 따라가고 있다. 인도 북부 일부 지역 기온은 섭씨 45도까지 치솟는 등 기록적인 초여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에 여름철 이상기후 현상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슈퍼 엘니뇨(적도 수온 상승) 직후 라니냐(동태평양 적도 저수온)로 접어드는 시점으로 한반도가 있는 동아시아 일대에 폭염·폭우·태풍이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강력했던 엘니뇨가 올여름 끝나고 라니냐가 시작될 전망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라니냐 전망에서 6~8월에 엘니뇨가 이어질 확률은 0%, 중립 상태거나 라니냐가 발생했을 확률을 각각 50%로 제시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기후 변화의 산물이 아닌 자연현상이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치명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전 세계 과학자 57명은 지구시스템과학데이터저널 학술지에 실린 보고서에서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10년 전 대비 0.26도 상승해 역대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작년 지구 기온은 1850~1900년(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43도 따뜻했고 이 중 1.31도(92%)는 화석 연료 사용 증가로 인한 이산화탄소 축적 등의 인간 활동이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슈퍼 엘니뇨가 끝나고 라니냐로 접어드는 해(年)에는 고온 현상과 숱한 기상 재해가 발생했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 현상은 빈번해지는 양상이다. 우선 엘니뇨 직후 라니냐로 전환되면 서태평양 수온이 상승하고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해진다. 이에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에 따른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되고 해수 온도 상승으로 태풍·폭염 등 악기상이 빈번해진다. 실제로 비슷한 변화가 있었던 지난 1998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기상 재해가 발생했고 우리나라에선 8월 집중호우로 수백 명이 사망·실종되는 등 큰 피해를 겪었다. 또 2016년에도 많은 강우와 폭염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벌써부터 전 세계는 각종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를 겪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하지(Hajj) 순례에 나선 요르단인 14명은 섭씨 43도에 달하는 폭염을 견디다 사망했다. 미국 서부지역은 44.4도에 달하는 폭염이 이어졌고, 현지 질병예방센터는 올해 폭염 사망자가 1220명에 달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선 이상 고온과 폭염으로 자연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연말까지 록키산맥 북쪽에는 폭설이, 북부 대평원에는 폭우가 예보됐다. 중국 동북 지역에선 최근 기온이 역대 6월 최고치인 섭씨 44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 경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반면 중국 남부에선 폭우로 인한 하천 범람과 붕괴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각 지자체에서도 역대 가장 빠른 폭염주의보 발효 및 열대야가 이어졌다. 서울에선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4월 오존주의보가 내려진 뒤 이날(18일)까지 총 54회에 걸쳐 발령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령 횟수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오존(O₃)은 일사량이 많을 때 나오는 인체 유독 물질로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이면 오존주의보 △1시간 평균 0.30ppm 이상이면 오존경보 △평균 0.50ppm 이상이면 중대경보가 발령된다. 학계 및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반도에 폭염과 폭우가 빈번할 것으로 보고 철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손석우 서울대 기상학과 교수는 "한반도는 극단적인 호우 증가세가 두드러져 동아시아 어떤 지역보다 위험하다"며 "2020년 이전까지 몇 년간 마른장마였다가 이후 긴 장마가 이어지는 등 변동성이 있지만, 강우량 우상향 추세는 과학적으로 뚜렷하게 확인된다"고 말했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폭우·홍수 대비 시설을 갖추고 기존 시설을 정비하는 '구조적 대책'은 시간과 예산이 드는 만큼 차로 차단, 홍수위험지도, 실시간 침수 예·경보, 대피명령 등 '비구조적 대책'이라도 철저하게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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