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우리에겐 왜 기원 이전의 상고사가 없을까?
한(韓)민족의 고대사는 11세기에 편찬된 ‘삼국사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고조선과 같은 기원 이전의 상고사가 누락됐다. 이는 조상들이 동쪽으로 내몰리면서 빚어진 일이지만 고려와 조선, 현재의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소위 반도사관을 유지하려는 주류세력이 상고사의 복원을 집요하게 방해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중국 정부는 대륙에 기반한 우리 상고사의 대부분을 자기들의 역사라고 우기는 ‘동북공정’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비하면 한때 가야의 일부를 왜가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이나 독도 도발은 귀여운 수준이다. 일제가 탈취해간 수많은 고서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 등 우리가 역사복원에 소홀함을 간파한 이웃 나라들이 역사 날조와 함께 소리 없는 역사전쟁을 지속해온 것이다.
다행히 1980년대에 내몽골 적봉 인근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요하문명’은 황하문명에 1000년 이상 앞서는 세계 최고(最古)의 문명으로, 우리 조상인 동이 계열의 것임이 밝혀졌다. 석기시대의 우리 조상들이야말로 아시아 문명의 시원(始原)을 이룬 대륙의 주인공이라는 놀라운 반전이 일어난 것이었다.
중국 정부가 끝없이 나오는 동이의 유물을 덮기 바쁘지만 애타게 찾는 화하의 유물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도 ‘서경’을 비롯한 중국의 고서에는 고조선을 포함한 동이의 기록이 감출 수 없을 만큼 수두룩하다. 다만 그것이 조상들의 역사임을 우리만 모를 뿐이다.
마침 이번에 좋은땅출판사가 대하소설 ‘古國(고국)’ 시리즈 중 1권 ‘夷夏東西(이하동서)’편을 펴냈다.
그중 제1권 ‘이하동서’는 대륙의 동쪽을 동이가, 서쪽을 화하족이 다스렸다는 뜻으로, 우리 조상들의 명백한 대륙지배 사실을 상징한다. 특히 요순우, 하상주 및 춘추전국으로 이어지는 중원의 상고사 자체가 북방민족의 종주국 고조선에 대한 도전과 투쟁사였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한마디로 기원 이전까지가 우리 민족의 전성기였고, 그 증거가 바로 제1권의 내용이라는 것이다.
‘고국’은 역사적 팩트에 기반한 정통 역사이야기로, 퓨전 류가 아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대책 없는 반도사관에서 탈피해 고조선에서 분파한 북방민족 전체, 즉 흉노와 선비 등을 아우르는 역사 강역의 확장을 과감히 시도했고, 수많은 사료를 찾아 대사하는 수고를 거쳤다. 덤으로 복잡하다는 중국의 역사를 단번에 간파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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