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거액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은 이석채(69) 전 KT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기석 부장검사)는 회장 재직 당시 사업추진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자금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로 이 전 회장을 15일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이 이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의 일이다.

이 전 회장은 103억5000만원의 배임과 27억5000만원의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회장의 배임을 공모한 혐의로 김일영(58) 전 KT 그룹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을 함께 기소했다. 서유열(58) 전 KT 커스터머 부문장(사장)에 대해서는 기소중지했다.

검찰 조사결과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콘텐츠 사업회시안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 등 3개 업체의 주식을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100억원 넘는 손해를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는 회사 임원들에게 역할급 명목으로 30억 가까이 지급한 뒤 일부를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투자대상 기업의 과장된 추정 매출액을 그대로 가정하고 주식가치를 평가해 부당한 가격에 주식을 인수했다”고 판단한다며 “사업전망이 좋지 않아 실무진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는데에도 불구하고 이 전 회장이 의도적으로 투자를 강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해 2월과 10월 KT가 사업 출자 등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사옥을 헐값에 매각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이 전 회장을 고발했고, 지난해 10월 검찰이 KT 본사 등 1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1월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