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보다 사회적 공익 우선
[매일일보] 법원이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구형보다 더 높은 형량을 내렸다.이른바 '제주도 도가니 사건'에 대해 법률상 공소시효가 지났더라도 개정된 법률의 입법취지와 사회적 공익을 고려해 유죄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24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양호)는 2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모(39)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한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39)씨와 김모(39)씨에 각각 징역 8년과 7년을 선고했다.
앞서 제주지검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7년과 6년,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적 장애인 여성에게 술을 먹인 뒤 여러 명이 돌아가며 성폭행했고 이 때문에 피해자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은 특수강간의 공소시효가 10년이므로 2012년 4월께 만료되지만 지난 2011년 관련 법이 개정돼 장애인에 대한 강간은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게 됐고 공익상의 이유로 이에 대한 '부진정소급효'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부진정소급효는 법률이 개정돼도 그 사안이 진행 중일 경우 개정된 법을 소급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재판과정에서 성폭행 사실을 인정했으나 공소시효가 이미 2012년 4월로 10년이 지난 만큼 무죄를 주장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