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국정원 회유로 여동생 허위진술 인정
[매일일보 이선율 기자]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 법원이 유우성씨 여동생이 국정원 회유로 허위진술을 했다는 점을 인정한데 이어 유우성씨(34)도 간첩으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는 25일 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여권법·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사기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5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씨의 여동생이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사실상 구금된 상태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이 사건 간첩 혐의의 핵심 증거인 유씨 여동생 가려(27)씨 진술의 증거 능력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정원 조사 당시부터 적법한 절차 없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국정원 측의 회유에 넘어가 진술 조서가 작성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여동생에 대한 임시보호 조치는 그가 스스로 화교라고 자백한 때부터 상당 기간 내에 해제됐어야 한다”며 “국정원장이 여동생의 신체의 자유와 거주 이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했다”고 강조했다.
변경된 공소사실에 따라 사기죄가 추가로 유죄로 인정됐지만, 검찰이 해당 부분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의해 형량은 1심보다 가중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북한이탈주민을 가장해 8500만원을 부당 지급받은 점, 동생까지 탈북자로 꾸며 입국시킨 점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꾸짖었다.
그러나 “피고인이 대한민국에 정착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나름대로 애국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속기소돼 구금 생활을 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2004년 탈북해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국내 체류 중인 북한이탈주민(탈북자)들의 정보를 북한에 넘기는 한편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정착지원금을 부당수급하고 허위 여권을 받아 행사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에서 간첩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고, 작년 8월 유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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