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건설현장 내 AI 도입이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날씨 등 변수가 많은 외부작업 특성상 여전히 인력배치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5일 미국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전 세계 건설 AI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약 35%다. 지난 2023년 기준 시장 가치는 약 2조3300억원으로 2018년 1조4500억원 대비 약 9000억원 늘었다.
국내에서도 건설업 내 AI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AI는 향후 건설업에서 더 많은 임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AI 활용을 통한 효율성 극대화로 건설사 이익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아직은 변수가 많은 건설업 특유의 실외작업 및 고공 중장비 운영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인력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술이 발전하면 숙련도가 높아진 AI가 인간보다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아직 발전 단계”라며 “복잡한 건설현장에선 경험(인간)에 기초한 직관적인 판단이나 숙련도가 더 중요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분야에선 인간의 경험이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교수는 “건설현장은 외부에서의 작업이 많아 날씨나 지형 및 작업조건 등 다양한 변수가 늘 존재한다”며 “실내에서 이뤄지는 작업과 달리 외부에선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이나 로봇 기술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부동산 수석위원도 “건설업은 사람 손이 필요한 업종으로 AI 적용이 다른 산업 대비 늦을 수밖에 없다”며 “구조물 설치나 공사 순서 조정 및 자재 배치 등은 현장 상황에 맞춰 곧바로 조정이 필요해 AI나 로봇이 당장 인력을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인력이 필요한 현장 및 기능공은 늘 부족한 상황이다. 송 대표는 “AI와 인간이 협력할 수 있는 혼합형 작업 시스템을 개발해 저마다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간이 결정하는 구조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AI와 자동화 기술을 한 번에 도입하지 말고 현장 요구와 기술 수준에 맞춰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며 “AI를 활용해 건설현장 인력 수요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인력을 미리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수석위원은 “AI 기반 로봇 기술을 활용해 반복적이고 물리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면 숙련된 기능공 부담을 줄여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건설현장은 사람 중심으로 운영하되 AI는 인력 관리를 효율적으로 돕는 임무를 수행하면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