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혜경 기자 | 건설업계의 AI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AI의 인력 대체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5일 산업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양성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한국에서 AI가 대체할 수 있는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13% 수준인 327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산업별로 분류했을 때 건설업은 제조업 다음으로 많은 51만개의 일자리가 대체될 것으로 분석됐다.
인공지능의 직종별 업무 수행 가능정도를 측정한 AI 노출지수 소프트웨어 및 로봇 항목에서는 8개의 직종 대분류 중 단순노무종사자의 대체 가능성이 가장 높게 측정됐다. 소프트웨어 항목은 프로그램을 통해 예측된 업무를 정해진 규칙대로 시행하는 기술을, 로봇은 반복적인 육체노동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계장치로 정의한다.
전문가들은 인력 활용이 높은 건설업 특성상 건설업계의 단순노무종사자 고용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AI의 인력 대체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22만2803원의 수준이던 건설업 하루 평균 임금은 올해 1분기 27만789원으로 4년 새 22%가 상승했다. 치솟는 인건비에 임금체불 역시 지난해 체불노동자 27만5432명 중 건설업이 9만3527명으로 34%의 비중을 차지하며 체불액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단순 인력을 AI로 대체한다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OSC(Off-site) 건축공법과 모듈러건축에 AI 로봇을 활용해 건설 자동화를 실현한다면 현장 인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OSC 공법이란 탈현장건설 기반으로 공장에서 주요 부재의 70% 이상을 사전에 제작하고 현장으로 운반 후 조립하는 공법이다. 현장에서는 조립 중심의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인력을 최소화하고 공사기간이 단축되어 이로 인한 인건비 발생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연구원은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현장 인력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AI와 자동화를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도구로써 사용한다면 오히려 실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