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는 무관하게 서울 강남 분상제 아파트와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들은 청약 경쟁률이 치열하다.
대출규제가 서민들에게만 더 엄격히 적용되는 가운데 고소득층들이 활발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667.3대 1을 기록해 올해 강남권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85가구 모집에 5만6717명이 몰렸고 분양가는 3.3㎡당 7209만원으로 전용 59㎡는 17억3900만∼20억1980만원, 84㎡는 22억9110만∼25억220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럼에도 청약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당첨 시 약 10억원의 시세차익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담 르엘 외에도 강남·서초구 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들은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 열기가 뜨겁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1순위 경쟁률이 527대 1에 달했고 84㎡ 분양가는 20억원대 초반으로 인근 시세의 절반 가격이었고 래미안 레벤투스도 1순위 경쟁률 402.97대 1을 기록해 분양가가 21억원대로 책정됐다.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도 최근 분양 시장에서 수요자의 이목이 집중되며 좋은 분양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초구 방배동의 디에이치 방배는 평균 청약 경쟁률 90.3대 1을 기록했다.
지역에서도 부산 해운대구의 SK에코플랜트의 드파인 센텀이 평균 75.68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고소득층은 아파트 가격 차이를 통한 자본 이득을 기대하며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서민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 구매가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자산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교수는 "브랜드 마케팅의 영향으로 고급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가격 상승에 반영돼 수요자들에게 가격 상승 기대감을 더욱 부추긴다"며 "다만 분상제 적용으로 고소득층은 가격 차이를 통한 자본 이득을 기대하며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서민들은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구매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인구 집중이 지속되면서 주거 환경의 중요성이 커져 고급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글로벌 경제 상황과 금리 인상 등의 외부 요인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그 영향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