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시장 위축 불고 AI 중심 흐름 조성
초기 창업 기업 성장사다리 붕괴로 양극화 심화
초기 창업 기업 성장사다리 붕괴로 양극화 심화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부문에 대한 집중이 두드러지고 있다. AI는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범용성을 지니며, '챗GPT' 출현 이후 벤처투자 시장의 주요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AI가 포함되지 않는 산업의 잠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은 다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의 ‘2024년 3분기 VC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투자는 올 2분기 955억달러에서 3분기 701억달러로 줄었다. 거래 건수도 9270건에서 7227건으로 하락했다. 서구권과 중국 등의 주요 국가에서 투자가 급락한 여파로 분석된다. 미주 지역의 VC 투자는 2분기 4104건 586억달러에서 3분기 3124건 414억달러로 감소했다. 유럽도 같은 기간 179억달러에서 125억달러로 급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VC 투자는 3분기 156억달러로 7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중 중국의 투자액은 61억달러로 지역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10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대중 제재가 심화되고 있어 경기가 위축된 여파로 분석된다. 글로벌 VC 투자는 AI로 집중됐다. 거래 규모 기준 상위 10대 거래 중 6건이 AI 부문이었다. 방위 산업과 연계한 ‘디펜스 테크’ 기업, AI를 도입한 제약‧바이오 부문의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타 산업과 연계한 AI 산업이 벤처투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해도, AI 부문은 계속해서 고공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업계는 AI 투자 쏠림 현상에 따른 스타트업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에서의 흐름은 AI에 집중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투자금 감소는 스타트업의 성장동력이 끊길 수 있다는 의미이고, 스타트업계 내부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도 AI와 관련된 부문에 투자가 집중되는 추세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년 3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ICT제조(7.8%↓), 영상·공연·음반(52.6%↓), 기타(7.3%↓) 등은 투자가 위축됐다. 반면, △ICT서비스 46.8%↑ △바이오·의료 14.7%↑ △전기·기계·장비 24.4%↑ △유통·서비스 12%↑ 등 AI 접목이 유리한 업종에서는 투자가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창업 초기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VC업계 관계자는 “투자업계는 회수를 목표로 삼기 때문에, 안정성과 잠재력을 갖춰야 투자 대상으로 분류한다”면서 “경기 침체 여파로, 아직 시장 내에서 검증되지 않은 청사진만 보유한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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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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