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회원국 향해 방위비 GDP 대비 3% 이상 인상 요구.
K-방산, 가성비 빠른 납기 대응으로 경쟁력 입증…평가·관심 높아.
K-방산, 가성비 빠른 납기 대응으로 경쟁력 입증…평가·관심 높아.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인상을 요구하면서 K-방산의 유럽 수출 기회가 한층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나토 회원국들에게 '안보 무임승차론'이라고 비판하면서 방위비를 GDP 대비 3% 이상으로 인상하라고 압박해 왔다. 현재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규모는 GDP 대비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압박으로 인해 GDP 대비 2%의 방위비 지출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올해 32개 나토 회원국 중 23개 국가만이 목표치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나토 국방비 규모는 1조3000억달러(약 1800조원) 규모다. 그러나 이 중 약 70%는 미국이 담당하고 있어 나토 회원국들의 실제 국방비는 500~70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대로 나토 회원국들이 GDP 대비 1%의 국방비를 인상한다면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가 증액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주 기대감을 키우는 호재다. 나토 회원국들이 자국 안보를 위해 국방비를 늘리면 신규 무기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나토 회원국 중 6개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을 도입하는 등 국내 방산업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무기체계 노후화로 차세대 무기 구매를 모색하고 있고 국내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 일고 있는 K-방산에 대한 견제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방위산업전략(EDIS)을 발표하며 유럽 내 무기 거래 비중 확대, 방산업계 투자 확대, 유럽투자은행의 무기 생산 관련 대출 금지 정책 완화 등을 모색하기로 했다. 올해 초 발표한 방위산업 전략에서는 2030년까지 방산 조달 예산의 약 절반을 '메이드 인 유럽'에 지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가 실제 K-방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러-우 전쟁 이후 방위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데 반해 유럽 내 방위업체들의 공급 능력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럽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 체결 이후 재래식 무기 생산 인프라를 축소해 왔다. 반면 K-방산은 높은 가성비와 함께 빠른 납기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유럽 뿐만 아니라 한국 방산 기업의 대미 수출 기회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에서 핵심 국방정책으로 '무력해진 미국 군대 재건'을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7월 대선 공약집에서 "미국 무기고는 텅 비었다"며 "미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미군에 기록적인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 방산 기업에 1000조원 넘는 미 방산 시장 진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긴밀한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