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꾼 아닌 정치인다운 모습 보여달라” 호소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대책위)는 28일 여야를 향해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즉각적으로 가동해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가족 대책위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간 의견차로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이 불발된것과 관련, “진도에서 이미 국가가 우리를 버린 것과 같은 실망감을 느꼈는데 국회도 우리를 버렸다는 절망감을 느끼게 하지 말아달라”며 이같이 밝혔다.이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여야가 합의를 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라며 “여야가 주장하는 모든 조사대상 및 증인(출석), 자료공개 등을 강제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성역 없이 투명한 국정조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여야 지도부는 전날 27일부터 28일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증인 채택 부분에서 마찰을 빚으며 국조특위 계획서 채택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의 합의를 기다리다 지친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은 국회 회의실 바닥에서 새우잠을 청하거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알려졌다.가족대책위는 “여야가 진정으로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를 원한다면 가족대책위가 요구한 입장을 당연히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리당략을 따지는 정치꾼이 아니라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또 이들은 “우리는 법도 잘 모르고 절차와 관행도 모른다”며 “다만 우리 아이들은 온갖 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관행 때문에 죽었다. 그런데 관행을 핑계로 일을 꼬이게 하는 대답을 듣고 화가 났다”고 성토했다.그러면서 “여야 원내대표들은 세월호의 선장이나 1등 항해사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며 “국정조사가 시작되지 않는 한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대책위는 이날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자 4대 종교단체 지도자들을 방문하는 한편, 국회 안에서도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앞서 가족대책위는 전날 여야에 △즉각 국조특위 가동할 것 △여야가 주장하는 모든 조사대상, 증인, 자료 공개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할 것 △조사 대상 등을 사전 합의해 본회의와 국조특위를 같은 날 개최할 것 △국조특위는 시작과 동시에 진도에서 실종자 가족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청취할 것 등 4개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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