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뇌암 말기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매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1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의 아들과 딸에게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남편이 살해되는 현장을 함께 지켜본 혐의(존속살해 방조)로 기소된 부인 이모(56)씨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자식들이 아버지가 회복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그 범행이 반인륜적이라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경제적 궁핍으로 의료시설에서의 처치 등을 할 수 없는 부득이한 상황에서 회복 불가능성, 임종 임박 등을 염두에 둔 판단에서 비롯된 범행으로 보인다"고  감형 이유를밝혔다.

재판부는 아들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딸도 뇌종양 진단을 받은 아버지를 자신의 집으로 모셔와 8개월가량 간호한 점도 고려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1월 뇌암 말기 판정을 받은 이후 회복이 불가능한 사실을 알고 자식들에게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씨 남매는 고통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더는 지켜볼 수 없어 지난해 9월 자신의 집 거실에서 누운 채 잠을 자고 있는 아버지의 목을 졸라 사망하게 했다.

이씨의 부인은 회복 불가능한 남편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는 생각으로 아들이 아버지의 목을 조르는 상황을 지켜보고도 말리지 않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유죄 평결에 따라 아들에게는 징역 7년, 딸에게는 징역 5년 등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