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물가·엔저 대응 미숙에 기업 성장성 급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23일 취임 100일을 맞게 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난 성과에 대해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는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저성장, 저물가, 엔저로 일컬어지는 신3저 현상 등의 대외 변수에 대해서는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22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7월 16일 취임 이후 14주 동안 내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등 13개의 각종 정책을 제시했다.취임 직후에는 부진한 내수 경기를 살리고자 41조원 규모의 거시정책 패키지를 내놨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또 8월에는 사내유보금 등 기업 내에 쌓여 있는 돈을 가계로 흘러 들어가게 하겠다며 세법개정안을 통해 ‘가계소득 증대세제 3종 패키지’를 내놨다. 내년 예산도 올해보다 5.7% 늘어난 376조원으로 편성하고 담뱃세 인상도 주도했다.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거시경제지표는 나쁘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5%로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 수치와 일치한다. 적정한 경제활력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경상수지 흑자는 1∼8월 543억 달러에 달하며, 3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도 2분기 3.2%에서 3분기 3.9%로 소폭 상승했다. 설비투자 역시 작년 1분기를 바닥으로 V자 곡선을 그리며 2분기에 7.7% 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체감경기는 다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전(全) 산업의 다음 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012년 1월부터 올 10월까지 34개월간 한번도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한국은행 BSI 전망치는 지난 34개월간 70∼80선을 오르내리고 있을 뿐 90을 넘은 적조차 없었다. BSI는 기업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이는 BSI 조사에서도 34개월간 다음 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경우는 8개월(23.5%)에 불과했다.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다. 2009년에도 전경련 BSI가 100을 넘은 경우는 6개월에 이르렀다.분기별로 경기를 전망하는 대한상공회의소의 BSI도 비슷하다. 2012년 1분기부터 12개 분기 동안 긍정적 체감경기는 올해 2분기(111)와 3분기(103) 등 2개 분기(16.7%) 뿐이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