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상대로 이자놀이? 우리는 공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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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상대로 이자놀이? 우리는 공부하고 싶다!
  • 김인하 기자
  • 승인 2010.01.25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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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취업 후 등록금 상환제 논란

[매일일보=김인하 기자]학생(學生).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1년 등록금 1천만원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 대학생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돈을 번다. 대출을 받지 않으면 공부를 지속할 수 없는 세상. 빌린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과연 이 제도가 학자금대출이자에 허덕이는 학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지난해 법안에 대해 미리 홍보한 바와는 다르게 신청기준자격을 평점 C학점에서 B학점으로 올리고 변동금리에 따라 이자율이 책정되는 방식을 따르겠다고 밝힌 것. 게다가 취업 후 상환이 시작되면 이자를 복리로 계산한다는 조항 역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치권과 일부 단체들이 수정안까지 요구하는 가운데 현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재학생은 이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매일일보>에서 취재해보았다.

이자율·자격기준 높아…군복무시에도 이자는 쌓여가
등록금반값 공약은 어디로…대통령 발언도 신뢰할 수 없어

사진/뉴시스

 22일 교과부는 5.7%의 금리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2009년 2학기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의 금리인 5.8%에서 크게 낮아지지 않은 수치다.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군복무시 이자납부의 문제나 상환기간을 연체할 경우 복리로 계산하는 이자방식은 논의 된 적 없으며 아직 결정난 상황도 아니라고 말을 아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에 신청한 신입생은 19일까지 1만6267명에 달했다. 금리 등 여러 조건이 결정되지 않았던 기간에 몰린 인원이다. 재단은 올 1학기 취업후 학자금 대출제를 이용하는 신입생 및 재학생이 약 70만명, 기존 대출제까지 포함하면 80만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복학을 앞둔 김현철(23·인하대 기계공학부) 씨는 등록금 때문에 고민이 크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특별법안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의미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지만 결론적으로 법이 적용되는 것을 보면 지난 학기에 받았던 대출과 다를 게 없다. 오히려 상환 기간 내(3년)에 취업을 하지 못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복리로 계산해 커지는 이자가 무서워 대출신청하기가 꺼려지는 형편이다. 지난 20일, 김 씨가 재학 중인 인하대학교에서 <매일일보>과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온 현철 군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장 눈 앞에 닥친 1학기 등록을 걱정하는 현철 씨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대학생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몇 학년인가

4학년 복학을 앞두고 있다. 등록금 대출 때문에 이자를 갚아나가야 해서 쭉 이어 다닐 수가 없었다. 대출을 받지 않으면 복학 할 수 없는 형편이다. 2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데 사실 앞으로 갚아나갈 일도 막막하다.

대출받아 등록하는 학생들이 많은가

공식적으로 개인이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인하대학교의 경우 전국에서 대출받는 비율이 가장 높고 금액 자체도 많다고 알고 있다. 학교 커뮤니티에 등록금이나 대출에 대한 글에 댓글이 많은 것으로 보아 학자금대출에 관심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통계는 없지만 타 학교에 비해 등록금 문제에 민감한 것으로 봐서 대출받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어디에서 대출을 받나

이전 학기에는 정부학자금대출을 받는데 마지막으로 받았을 때(2008년) 이자가 8%에 달했다. 
군대를 가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자 때문에 군대를 선택하기도 힘들다. 군복무 중에도 이자를 갚아나가야 하니까. 그런데 이게 이번에 바뀐 법안에도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이전 대출안과 다른게 무엇인가? 이거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식이다.

현재 등록금 해결방법은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달이 갚아나가야 하는 이자때문에 아르바이트도 쉴 수 없다. 공부를 하려고 대학을 왔는지 빚 갚아나가려고 입학했는지 모를 지경이다. 이자 하나에 쩔쩔매는 상황이라 남들 다하는 토익공부조차 사치인 상황이다.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을텐데

학내아르바이트를 통해 근로장학금을 받고 학원 아르바이트를 한다. 수험생이 쏟아지면서 아르바이트 자리가 마땅찮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최저임금이 잘 지켜지지 않는것도 문제점이라면 문제점이다.

등록금상한제에 대해 어떻게 알게됐나

선배가 말해줬다. 일단 이 법안 자체가 나 같은 학생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왔다. 통과되기만을 바랐고 이 법이 제대로 시행되기만 한다면 학교를 다니기 위해 돈을 벌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어땠는지

이러한 바람과는 달리 상황이 흘러갔다. 말만 거창하게 취업 후 상환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는 법안이었다. 이것저것 따져보니 내가 신청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다. 반값등록금을 공약했던 대통령은 토론프로그램에 나와 그 공약을 번복했고 마침내는 등록금상한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나와 같은 상황의 학생들은 공부도 하지 말라는 건가. 배신감이 들었다.

법안 내용 중 수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생각하나

성적이 나쁘다는 것이 흉잡힐 만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변명아닌 변명을 하자면 아르바이트를 두개나 하면서 학업에 열중한다는 것은 힘들다. 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똑같은 선에 세워두고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출에 그정도의 높은 자격을 두는 것은 너무하다. 기준 학점이 3.0으로 바뀐 것도 법안 통과 하루 전이라고 들었다. 누굴 위한 정책인지 정말 모르겠다.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도 걱정이다. 군복무시에도 이자를 붙인다니. 이전 학자금 대출법안과 다를게 하나도 없는 법안이다. 오히려 대학생을 울리는 법안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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