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설립, 청산 반복...KT&G "사업 초기 단계로 일시적 적자상태"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KT&G가 편입한 일부 계열사들의 부진한 실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 2011년 12월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예본농원을 지난해 8월 정리했다.
KT&G가 종자개발 등 종묘사업을 하기 위해 세운 이 회사는 사업 초반부터 실적 백지상태를 유지하다 결국 청산한 것.앞서도 KT&G는 무리한 몸집 불리기 등 방만 경영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계열사 설립과 청산을 반복해왔다.예본농원을 비롯해 길림한정인삼유한공사와 한국인삼공사재팬을 설립하는 한편, 퍼플랜드디벨롭먼트와 한국인삼홍콩유한공사를 청산했다.유지되고 있는 계열사의 사정 역시 녹록지는 않다. ‘길림한정인삼유한공사’는 지난해 107억 원의 손실을 기록, 홍삼화장품회사인 ‘KGC라이프앤진’도 62억원의 적자를 냈다.2011년 지분을 인수한 소망화장품과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운영하는 렌조룩의 영업권 감액도 이뤄진 상황.KT&G는 소망화장품과 렌조룩을 인수할 때 영업권으로만 각각 321억 원, 533억 원을 지불했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 소망화장품은 순이익이 2011년 11억원에서 지난해 12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는가하면, 렌조룩은 순이익이 매년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다특히 KGC라이프앤진과 소망화장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각각 55억 원, 9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KGC라이프앤진은 4년, 소망화장품은 2년째 계속되는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KT&G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성장둔화에 따라 화장품 업계 중 상위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소망화장품도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 새로운 사업전략의 추진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경영개선 작업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영업 손실이 전년대비 130억 축소됐다”고 반박했다.당초 회사는 KGC라이프앤진과 소망화장품을 등에 업고 각각 프리미엄 한방화장품 시장과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호기롭게 시장에 진출했지만, 실제 두 회사는 성장동력이 되기는커녕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전략한 신세인 셈.특히 KGC라이프앤진은 설립 연도인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211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소망화장품 역시 KT&G에 편입된 이후 인수 전 보다 매출이 50% 이상 급감했다.KT&G 관계자는 “KGC라이프앤진의 경우, 출범한지 4년이 경과한 신생기업으로 초기 사업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 집행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지난해는 프리미엄 유통채널 확대 및 화장품 브랜드력 강화 등을 통해 성장기반이 구축되면서 매출 약 30% 증가, 영업 손실도 141억 감소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관계자는 또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화장품 사업부문의 흑자 전환 및 이익 증대가 예상된다”며 “이외의 계열회사들 또한 현재 사업 진출 초기로서 초기투자비용 및 지출에 따른 일시적 적자상태로 볼 수 있으며, 조만간 수익을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한편, KT&G는 최근 전 직원이 탈세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KT&G를 상대로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전 재무실장이 5억원을 건넨 사실이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현재 인천지방검찰청은 KT&G를 상대로 협박한 전 직원을 구속 기소한 상태이며, 5억원의 출처 등에 대해서도 확대 수사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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