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교육 무기한 연기 등 대책 나서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전국단위로 확산되자 보험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보험 영업의 최전방인 설계사들의 판촉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10일 생명·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설계사들이 메르스의 확산으로 인해 보험 영업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영업 실적이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메르스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 탓에 대부분의 소비자가 설계사들과의 접촉 자체를 회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대면 채널의 영업이 부진에 빠졌지만, 그렇다고 비대면 채널의 실적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보험사 관계자는 “질병 담보를 취급하는 실손보험 쪽으로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지만, 특별히 상담이나 문의 건수가 늘어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은행연합회 등에 메르스와 관련해 금융사 점포를 찾는 고객 및 직원의 위생과 안전을 철저히 챙겨줄 것을 당부했다.이에 따라 국내 보험사들이 고객과 접점에 있는 영업·보상직원들에 대한 메르스 예방 방안을 강화했다.대부분의 보험사는 보상 담당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업무가 아니면 병원 출입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지도 조치했다.
병원을 방문하더라도 병실이 아닌 원무과나 로비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보상업무를 진행토록 했다. 꼭 필요한 업무가 아니면 병원 방문을 줄이고 전화나 팩스 등 유선을 통해 대면 없이 보상업무를 처리할 것을 당부했다.뿐만 아니라 각 점포별로 손세정제, 마스크 등을 비치해 고객과 직원들이 안전하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점포별 위생체계를 준비할 것을 요청했다.손보사 관계자는 “지역과 상황에 따라 가능하면 유선상이나 팩스로 업무를 처리하고 병원을 방문하게 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손 세정제를 사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회사 차원에서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즉각적인 연락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많은 고객을 응대하는 보험업 특성상 보상 직원들이 메르스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만 병원 내방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 마스크 착용이나 손세정제 사용 등을 의무화하는 게 전부”라고 전했다.보험사의 내·외부 마케팅 행사도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현대해상은 오는 1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부근에서 열기로 했던 ‘소녀 달리다’ 행사를 잠정 연기했으며 24∼25일 예정했던 초등생 교통안전 뮤지컬대회도 미뤘다.한화생명은 6∼7월 개최하기로 한 세계어린이 국수전을 보류했다.삼성화재는 사업부별로 통상 월초에 진행하는 직원·설계사 워크숍을 이번 달에는 열지 않았고 LIG손해보험도 지난 4일 예정된 사내 자격시험을 무기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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