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경영연구소 정인호 대표
[매일일보] 미국에서 이케아의 ‘말름(Malm)’ 서랍장이 넘어져 아이 2명이 사망하며 이케아(IKEA)와 미 소비자상품안전위원회(CPSC)가 서랍장을 벽에 고정시키는 키트를 2700만명의 구입자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사실상 리콜에 들어갔다.스웨덴에서 출발한 저가형 가구, 액세서리, 주방용품 등을 생산, 판매하는 다국적 기업인 이케아는 대한민국에 2014년 12월 18일 이케아 광명점을 오픈하면서 진출했다. 오픈 전 많은 전문가들이 이케아의 한국 연착륙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주지하다시피 이케아는 고객이 구매 후 직접 조립·제작하는 시스템인 ‘DIY(Do It Yourself)’ 전략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나 연립주택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가구의 조립과 시공이 쉽지 않고, 동양인 정서적으로 ‘DIY’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우려와 기대 속에 한국에 상륙한지 8개월을 맞이한 이케아는 선풍적인 인기몰이로 국내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아직도 주말에는 이케아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도로에 1km이상의 줄을 서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패트릭 슈루푸 이케아코리아 프로젝트 매니저는 2020년까지 한국에 5개의 이케아 매장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그렇다면 이케아의 성공 원인은 무엇일까? 저렴한 가격, 친환경 소재, 저렴한 임대비용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실질적인 근본 원인은 따로 있다. 다음의 사례를 통해 이해해 보기 바란다.얼마 전 일산의 A씨는 이케아 매장에서 조립식 옷장과 책장을 구입했다. 그는 박스를 연 다음 조립설명서를 보면서 부품들을 하나하나 맞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립설명서의 내용이 그가 기대한 만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지 않았다. 부품이나 나사가 들어가야 할 자리를 적당히 추정해서 끼우다 보면 여지없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졌다. 작업이 한참이나 진행되고 나서야 잘못 조립했다는 사실을 알아채면 그때까지 조립한 부품들을 몽땅 분해한 다음 처음부터 다시 조립해야 했다.A씨는 퍼즐 맞추기라 생각하고 묵묵히 다시 작업을 반복해 나갔다. 하지만 똑같은 나사들을 다시 뺏다가 끼웠다 하는 과정은 정말 지루하고 힘들었다.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고, 전체 조립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졌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