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중 숨진 UDT대원 아내, "떠날 때 얼굴도 못 봤는데…" '사지로 내몬 건 아닌지…' 수색요원 사망에 軍 '비통' 일각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수색작업을 지켜본 것도 부담감”
[매일일보=이한일 기자] 천안함 사고해역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던 해군 UDT 요원 1명이 수중에서 의식을 잃고 긴급후송됐지만 끝내 숨져 주변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남 진해시 자은동에 살고 있는 한 준위는 지난 28일 사고 현장인 백령도 인근 해역으로 출발, 침몰한 천안함에 대한 수색작업에 참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해군 관계자는 30일 "UDT 한주호(53) 준위가 오후 수중작업 중 의식을 잃고 물 밖으로 실려나왔고 곧바로 인근해역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돕고 있던 미 구조함 '살보호'로 긴급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고 밝혔다.한 준위는 살보호에 마련된 감압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날 오후 4시30분께 끝내 숨졌다. 사인은 잠수병으로 추정된다.군은 강한 유속과 높은 수중 압력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 구조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해군 관계자는 "위험한 상황을 감수한 상태에서 억지로 들어갔다가 일을 당한 것 같다"며 말했다.
이에 따라 한 준위의 유족들이 비보를 접하고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비보를 접한 한 준위의 아내 김모씨(56)는 "TV 자막을 통해 소식을 접했는데 곧바로 부대에서 연락이 와 알았다"며 "일요일 남편이 집을 떠날 때 얼굴도 보지 못했다"며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사망한 한 준위는 수심 40m 깊이 펄 속에 파묻힌 천안함 함수(배앞머리) 부분을 탐색하다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실신해 동료에게 부축돼 물 밖으로 나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수압이 높은 바다에서 호흡을 하다보면 질소가 체외로 잘 빠지지 않는데, 이런 상황에서 바다 밖으로 나올 경우 몸에 심각한 무리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경 관계자는 "깊은 바다 속은 수압이 높아 호흡을 통해 몸 속에 들어간 질소가 체외로 잘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녹게 된다"며 "이후 작업을 마치고 수면 위로 나오게 되면 몸속의 질소가 기포를 만들면서 몸에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를 잠수병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한편 군 내부에서는 실종자 생사여부 확인이 전 국민적 화두로 등장한 만큼 수색작업이 빠르게 진척되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수중작업의 무리한 강행이 또 하나의 참변을 불러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날 군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수색작업을 지켜본 것도 또다른 부담감이 됐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촌각을 다투는' 임무에 대통령의 현장 방문이 오히려 부담감을 더 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