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김시은 기자]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 더샵 하버뷰 분양과정에서 폭리를 취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헐값에 구입한 인천 송도 부지를 원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분양했던 것. 경실련은 “포스코 더샵 하버뷰 1,2차가 다른 가격에, 심지어 강남보다 비싼 값에 분양돼 일반 시민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주장했다. 적정이윤의 20배의 폭리를 취한 것은 물론, 외자유치를 명분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외국 회사를 끌어들여 사업의 시행주체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인천시가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하단 이유로 제3자를 인천 송도국제도시 개발자로 내세우면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은 포스코 더샵 하버뷰 1,2차를 둘러싼 분양가 핵심논란을 짚어봤다.

포스코건설이 분양자들에게 폭리를 취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실련은 최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인천 송도 더샵 하버뷰의 평균분양가격(3.3㎡당 가격)을 서울 장지지구 2단지와 비교 검증했는데, 포스코가 평당 700만원 아파트를 1300만원에 분양했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바다 매립해 헐값에 팔린 송도 땅, 강남보다 더 비싼 가격에 분양
분양시기 다르다는 이유, 수천만원 넘나드는 가격차에 다르게 분양
폭리 눈감는 등 특혜논란, 송도국제도시 개발 뒷전 수익사업만 치중

핵심논란1. 강남보다 비싼 이유, 왜?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2년 3월 게일인터내셔널(미국부동산개발회사)과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라는 합작회사를 만들어 인천시로부터 송도국제도시 100만평(3.8㎢)부지를 3.3㎡당 120만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였다. 당시 NSIC가 사들인 땅은 바다를 매립한 것으로 송도신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투자열기도 높았다. 경실련이 공개한 분양정보로 분석한 자료에 따라서도 분양원가는 많이 부풀려져 있었는데, 지난 2007년 12월에 분양된 포스코 더샵 하버뷰의 평균분양가격은 1324만7000원으로 지난 2008년 3월 서울 송파구 장지지구 2단지의 분양원가(임대주택 건립을 위한 재투자액 제외, 987만2000원)보다 무려 300만원이나 높게 책정돼 있었다.이에 경실련은 부풀려진 건축비로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를테면 하버뷰의 택지비(99만8000원)는 장지 2단지 택지비(542만9000원)보다 무려 1/5 이상이 저렴했는데, 건축비(1184만4000원/442만3000원) 중에서도 간접비(565만8000원/105만4000)가 장지 2단지 보다 무려 5배나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경실련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매립하는 공사비에 건물하나 지었는데 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최고 분양가를 자랑하는 강남이 바다를 매립해 헐값에 팔린 땅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분양됐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핵심논란2. 같은 단지인데 분양가 다른 까닭?

사실 하버뷰를 둘러싼 분양가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버뷰 1,2차가 서로 다른 가격에 분양돼 당시 적잖은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실련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라서도 이러한 논란은 사실로 드러났는데, 당시 하버뷰 1차가 평균 1300만원대로 분양됐다면, 하버뷰 2차의 평균 분양가는 1200만원대에 불과했다.  하버뷰 계약자협의회장인 조형규(53)씨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내 경우엔 1300만원이아니라 1600만원에 분양을 받았다. 더 높은 가격에 분양을 받은 사람도 있다”며 “거의 같은 아파트를 수천만원을 더 내고 분양 받았는데 대체 이게 무슨 기준이냐”며 울분을 토했다.그러나 이러한 논란 속에도 하버뷰 1,2차가 다른 값에 분양된 데에는 정부가 지난 2008년 4월 공공택지에 한해서만 적용하던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적용하는 법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2009년 5월에 분양된 하버뷰2차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고분양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지만, 지난 2007년 12월에 분양된 하버뷰 1차는 적용을 받지 못해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결국 송도에 위치한 같은 단지내 아파트가, 분양시기가 다르다는 이유(분양가상한제의 적용 여부)로 수천만원을 넘나드는 가격차에 다르게 분양된 셈이다. 그리고 여전히 바다를 매립해 아파트를 세운 땅을 민간택지로 볼 것이냐 공공택지로 볼 것이냐는 분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인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미세한 입장차를 보였는데, 한 관계자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더샵 하버뷰가 주택법에 의해 민간택지로 구분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다른 관계자는 “송도지구가 민간택지인지 아닌지는 법적인 논리로 좀 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핵심논란3. “인천 자유구역청은 포스코건설에 특혜 중단해야”?

최근엔 이러한 논란의 화두가 인천 자유구역청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인천자유구역청이 하버뷰의 1차 승인을 잘못하고 건설사의 폭리를 눈감아 줬다는 게 현재 NSIC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중인 80여명 분양자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건설사의 막대한 폭리가 보장되는 개발을 막으려면, NSIC에 대한 특혜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거기다 NSIC는 333만여㎡의 토지를 5차례에 걸쳐 8667억여원에 매각했지만 당초 계획한 토지개발의 16%에 불과한 35만여㎡만을 준공해 논란이 되고 있다. 외자유치를 명목으로 싼값에 토지를 분양받았음에도 당초 계획의 1.6%에 불과한 3350만달러만을 유치한데에 그친 것 역시 이러한 특혜논란의 반증이다.급기야 인천시는 NSIC에 매각한 토지 12만~14만㎡(3만6300평~4만2350평)를 매입해 제3자에게 매각해 개발할 예정임을 지난 3월22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같은 공공성 강한 프로젝트를 공기업이 아닌 민간 기업에 맡겨 분양자들에게 폭리를 취하게 한 것에 대한 책임론과 아파트 수익사업에만 치중했던 기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포스코와 NSIC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서로에게 답변을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NSIC 관계자는 “인허가 문제는 우리가 아닌 시공사인 포스코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했으며, 포스코 관계자는 “우리는 제3자다. 시행사인 NSIC에게 물어봐야 된다”며 책임을 떠넘겼다.